[키워드로 보는 경제 톡] “도시락 먹으러 갔다가 장난감 샀다”… 편의점, 이유 있는 무한변신

입력 2016-04-12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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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
(출처=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

빵을 엄청나게 좋아하는 후배가 있습니다. 아침에 분명히 저와 같이 토스트를 먹었는데, 점심에 샌드위치 가게에 가자고 조릅니다. 그리고 퇴근길엔 베이커리에 들러 빵을 사 가죠. 빵이 주식이고, 밥이 간식입니다. 살 안 찌는 게 신기할 따름입니다.

그런 후배가 요즘 안달이 났습니다. 먹고 싶은 빵이 있는데 구할 수가 없다 하네요. 대구, 전주, 심지어 제주도에서까지 주문해 먹는 녀석인데, 가는 곳마다 매진이라고 하니 답답한 가 봅니다.

초코크림가득 빅슈. 후배를 그토록 안달이 나게 한 빵입니다. CU에서 판매하는 자체 브랜드(PB) 상품인데요. 키워드를 검색해 봤더니 “알바생한테 입고되면 알려달라고 부탁해 놨다”, “맥주랑 은근 잘 어울려요”, “조금 느끼하지만 초코 맛이 진해요”란 글이 수두룩합니다. 나름 ‘대박상품’이네요. 저도 방금 비주얼에 홀려 편의점에 다녀왔는데 역시 없습니다. 갑자기 먹고 싶어집니다.

편의점 음식은 맛없고 비싸다? 이젠 옛말입니다. 가성비 갑(甲)으로 통하는 ‘혜자 도시락’은 안 먹어 본 사람이 없을 정도죠. 지난 5년간 1500개 넘게 팔렸다 하네요. 후발주자로 나선 세븐일레븐의 ‘혜리 도시락’, CU의 ‘백종원 도시락’ 역시 꾸준히 단골을 만들고 있습니다. 커피, 라면, 우유, 아이스크림, 과자 등 종류도 다양합니다.

(출처=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출처=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음식만 판다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최근 CU는 국내 최대 블록 업체인 ‘옥스포드’와 손잡고 PB 장난감을 출시했습니다. 가격은 2만6000원인데요. 3000개 한정판이라는 매력 덕인지 나오자마자 매진됐습니다. 지난해 출시된 ‘시즌 1(달리는CUㆍ변신하는 CUㆍ우리동네 CU)’은 일주일 만에 완판되어 현재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웃돈을 줘야 살 수 있습니다. 지난해 ‘미키마우스’와 ‘어벤져스’ 피규어를 팔아 톡톡한 재미(15만개 완판)를 본 세븐일레븐은 정기적으로 이색 상품을 출시할 계획입니다.

이 같은 PB상품의 폭발적 인기는 죽어가던 편의점 업계에 단비가 됐는데요. 지난해 BGF리테일(CU)과 GS리테일(GS25)은 각각 1840억원(전년대비 48%↑), 1890억원(전년대비 70%↑)을 벌었습니다. 전문가들은 두 회사의 영업이익이 올해 각각 2000억원대를 넘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저성장의 그림자 속에서 1인 가구 증가와 맞물려 유일하게 문전성시를 이루는 유통채널이죠.

편의점 호황은 점포 수로도 확인됩니다. 우리나라 인구 1만명당 편의점 수는 5.55개입니다. 인구 1만명당 4.16개인 ‘편의점 공화국’ 일본보다도 높은 수치입니다. ‘세집 걸러 치킨집, 두 집 걸러 커피숍, 한집 걸러 편의점’이란 말이 나올 만합니다.

(출처=CUㆍGS25ㆍ세븐일레븐ㆍ미니스톱 홈페이지)
(출처=CUㆍGS25ㆍ세븐일레븐ㆍ미니스톱 홈페이지)

“1+1 사면 마트보다 훨씬 싸.”

예전 편의점 이미지는 간단히 끼니를 때우는 ‘스낵바’에 불과했습니다. 동네 슈퍼가 문을 닫을 때만 찾는 응급가게(?)였죠. 품질도 별로였고, 가격도 비쌌으니까요. 하지만 이젠 ‘가성비 갑’입니다. 싱글족들의 맞춤형 쇼핑공간으로 재탄생하는 편의점의 무한변신, 앞으로가 더 기대되네요.

그나저나 ‘초코크림가득 빅슈’는 어디 가야 구할 수 있을까요? 크림빵 별로 안 좋아 하는 제가 이렇게 간절한 거 보니 편의점 PB 상품 ㅇㅈ(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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