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시장 불황 속 글로벌 반도체 4강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인텔과 SK하이닉스, 퀄컴은 올해 1~3월 영업이익이 최대 50% 가까이 줄어든 반면, 삼성전자는 역대 두 번째 실적이 기대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역대 1분기 실적 중 두 번째로 높은 2조6000억~2조7000억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전분기(2조8000억원) 대비 2.6% 감소한 실적으로, 프리미엄 기술경쟁력과 환율여건(원화약세) 등이 수익성을 방어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D램의 경우 업계 유일의 18나노 미세공정, 낸드플래시는 3차원 V낸드 등 프리미엄 메모리반도체를 공급하고 있다”며 “일반적인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하락 사이클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에 적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반면 글로벌 반도체 2위 삼성전자를 제외한 글로벌 3강의 표정은 밝지 않다. 업계 선두 인텔은 올 1분기 매출 137억 달러, 영업이익 25억6000만 달러를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8%, 전분기 대비 무려 40.3% 급감했다.
시장 컨센서스를 소폭 상회하는 결과였지만 업계는 이번 실적이 지난해 6월 인수한 칩 전문기업 알테라 매출 3억6000만 달러가 포함돼 인텔 본업의 실질적인 성장은 없었다고 평가했다.
인텔은 실적 발표 후 전 세계 생산인력의 11%인 1만2000명 인력감축 및 12억 달러 원가절감 계획을 내놓았다. 더불어 올 2분기 매출 전망치를 시장 컨센서스(142억 달러)보다 낮은 135억 달러로 보수적으로 제시했다.
지난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 3위로 올라선 SK하이닉스 역시 올 1분기 실적 반토막이 예상된다. SK하이닉스의 올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분기(4조4100억원, 9800억원) 대비 각각 15%, 47% 축소된 3조7600억원, 5200억원이 점쳐진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큰 폭의 D램 가격 하락으로 8분기 연속 1조 클럽 달성에 실패했다.
업계 4위 퀄컴도 올 1분기 실적이 크게 감소했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2.7%, 전분기 대비 7.8% 줄어든 53억2700만 달러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2.3%, 전분기 대비 4.4% 급감한 14억15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한편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선두 인텔과 2위 삼성전자의 격차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지난해 인텔과 삼성전자는 각각 14.8%(514억2000만 달러), 11.6%(401억6000만 달러)의 점유율로 1, 2위를 기록했다. 양사의 점유율 격차는 2012년 5%포인트 대에서 꾸준히 축소, 지난해 3.2%포인트까지 좁혀졌다. 3~4위는 SK하이닉스(165억 달러·4.9%)와 퀄컴이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