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도 1000명 정도 모으면 얼마든지 돈을 만들어 낼 수 있고, 물자도 간장이건 된장이건 나무 목재건 다리가 4개인 소 양 돼지 말 등도 250마리씩만 있으면 얼마든지 부를 일구어 낼 수 있다!”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는 이 세상 사람들이 돈 버는 방식의 차이를 세 분류로 나누었다. ‘육체의 힘으로 사는 사람’, ‘지식의 힘으로 사는 사람’, ‘힘과 조직과 돈을 가지고 사는 사람’이다. 그중 세 번째 부류의 사람들을 세금을 걷듯이 돈을 모으는 봉건군주 스타일이라 해서 ‘소봉(素封)’이라고 칭했다. 즉 제후, 군왕이나 황제가 아니더라도 봉건영주들처럼 세상의 이치나 게임의 법칙으로 돈을 벌 줄 아는 부자들이 후대에 많이 생기기를 바란다면서 ‘화식열전’을 남긴다고 밝혔다.
사마천은 축적한 돈이 없는 사람은 육체의 근면함을 활용해 사람을 모으고, 돈을 조금 축적한 사람은 사람과 물자의 이치, 즉 지식으로 돈을 벌고, 이미 돈과 조직이 있는 사람은 하늘과 땅의 이치로 돈을 불리는 것이라고 했다.
필자는 1959년생이다. 우리들 아버지 세대는 사마천의 화식열전을 예로 들면 ‘육체의 힘과 근면함으로 사시던 분들’이 전체 국민의 90%였다. 그들이 우리를 교육시키면서 우리를 ‘지식의 힘으로 살 수 있는 사람들’로 키웠다. 그래서 대학 입학 예비고사 과목이 20개가 넘을 정도로 엄청난 지식을 머릿속에 집어넣게 만들었다.
그러고는 상업, 농업, 공업, 체신, 철도, 하사관, 종합학교, 야간학교 등 정말 환경과 재능에 따라 어찌되었건 어디에서건 우리를 공부시켰다. 그리고 우리가 사회에 나왔을 때는 이미 우리가 취직할 일자리가 천지에 널려 있을 정도로 우리 아버지 세대는 자기 할 일을 다했다.
그런데 우리 세대는 지금 20·30대 세대를 위해 공부는 시켰지만 그들을 ‘힘과 돈을 경영할 줄 아는 사람’으로 만들어 놓기는커녕, 자녀들과 후배들의 승진과 일할 기회를 막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는 소리가 들린다. 엄청난 경험과 환경과 학교 지식을 아무도 활용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것이다. “I am still thirsty”라며 무엇에 목말라 하는지를 모르면서.
이 사람들은 누구인가? 왜 재벌 기업들은 이 사람들의 가치를 모르는가? 이 사람들은 ‘태양의 후예’들이다. 재벌 1·2세들은 소위 ‘베이비붐 세대’라는 이 사람들을 키워 놓고 은퇴를 했다. 재벌 3세들이 ‘힘과 조직과 돈을 가지고 사는 사람’으로 존경받는 사업가가 되려면 이들[人]이 가진 재산[物]을 쓸 줄 알아야 된다.
‘태양의 후예’인 이들이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했던 선배들 속에서 살며 보고 느끼고 배운 그 엄청난 환경적 지적재산의 가치를 한국의 타는 목마름과 숨넘어가는 중소기업, 3D업종에 투입한 후, IT와 외국어 실력으로 무장된 ‘태양의 후예’이고 싶은 20·30대 청년층과 재벌 기업의 자금과 같이 구조화시켜 외국으로 내보낼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면, 이 나라의 목마른 국민은 하나도 없게 되는 날이 올 것이다.
서울 시내 면세점을 갖게 될 13개 회사의 재벌 3세들이 130여 개의 중소기업으로 이루어진 개성공단처럼 삼성공단 현대공단 SK공단 두산공단 등을 만들어 1500개의 기업을 이끌고 우리의 경험을 필요로 하는 후진국으로 가서 기업을 경영하면 그 재벌 3세들이 진정 ‘태양의 후예’가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