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 조짐 보이는 주택시장

입력 2016-05-17 10:30 수정 2016-05-19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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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량 큰 폭으로 감소---주택가격은 상승세 유지

『최영진 대기자의 현안진단』

주택 거래량이 줄고 있다. 거래량이 감소한다는 것은 주택시장의 침체를 예고하는 시그널이다. 여기다가 가격까지 떨어지면 완전 불황국면에 빠졌다는 뜻이다. 다행히 아직은 가격은 떨어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상승폭은 예전같지 않다.

한국감정원이 조사한 올들어 지난 4월까지 전국의 주택 거래량은 28만578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8% 줄었다. 수도권은 13만9552건으로 전년 대비 28% 감소했다.전국 평균치보다 낮다. 그만큼거래시장 분위기가 안 좋다는 뜻이다.

서울은 어떤가. 거래량은 5만124건으로 지난해보다 26.7% 줄었다. 강남·서초·송파 이른바 강남 3구는 35%나 빠졌다. 서울 평균보다 낮은 수치다. 아마 집값이 너무 올라 수요가 대거 준 탓 아닌가 싶다.

거래량 추이를 보면 시장 상황이 굉장히 비관적으로 느껴진다. 감소폭이 의외로 커 그런 생각이 들만도 하다. 그러나 지난해 주택경기가 지나치게 호황국면을 보인 탓에 올해는 상대적으로 불황같은 기분이 들 수밖에 없다. 2014년 이후 거래량이 크게 증가했고 더욱이 지난해는 사상 최대의 거래량을 기록하지 않았던가.

그렇지만 지난 5년간 평균치와 비교하면 3.9% 준 것으로 나온다. 전반적인 경제 상황을 감안할 때 이정도의 성적은 그렇게 나쁜 측에 들지 않는다.

이런 와중에도 거래량이 증가한 지역이 있다. 세종시·강원·전남와 같은 곳이다. 세종시는 무려 28.5%나 늘었다. 공무원 이주에다 대전·청주권 등의 수요가 늘어나서 그런 것 같다.

반면에 가장 감소폭이 큰 지역은 대구다. 52.9%나 줄었다. 지난해와 비교할 때 거래 건수가 절반도 안 된다.

체감 경기는 정말 차갑게 느껴질듯 싶다. 주택시장이 급격히 가라앉고 있다는 느낌이 들 것이다.

대구권은 최근 몇 년간 너무 많은 주택이 공급됐다. 가격도 급등했다. 지역 경제 상황은 좋지 않은데 주택값만 엄청 뛰었으니 그 후유증이 생길 수밖에 없다.

한동안 신규 아파트 청약경쟁이 뜨거웠던 이유가 분양권 전매를 노린 가수요 영향이었다는 항간에 떠돌던 말이 거짓이 아닌듯 하다.

거래 시장 위축과 달리 가격은 여전히 오름세다. 국민은행이 조사한 올해 4월까지 전국의 주택가격 상승폭은 0.22% 수준이다. 수도권은 0.33%이고 서울은 0.39%로 나타났다. 상승기류의 힘이 지난해보다는 강하지 못하지만 거래가 감소하는 침체국면에서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것은 아직은 버틸만 하다는 소리다.

일부 개발이슈가 있는 지역의 상승폭이 커서 전체 수치를 끌어 올린 영향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가격 하락세는 별로 크지 않아 본격적인 침체기는 아닌 듯 싶다. 별다른 호재가 없는 지역도 조금이나마 실거래가가 오른 것으로 나와 하는 말이다.

거래가 줄면 가격도 떨어지는 법인데 왜 상승기류가 여전할까. 개포주공 재건축 아파트의 높은 분양가 영향이 큰 것으로 진단된다. 분양가를 3.3㎡당 4500만원 수준까지 올리는 바람에 인근은 물론 다른 지역의 집값에도 영향을 준 것 같다.

이는 분양가가 떨어지지 않는 한 주택 가격은 계속 오를 소지가 다분하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전체적인 흐름은 결코 좋아 보이지 않는다. 인구는 물론 가구 수도 줄어들고 이렇게 되면 재건축의 채산성이 떨어져 지금 같은 고 분양가 전략은 먹혀들기 어렵다.

강남권의 재건축 호황세도 언제까지 이어질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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