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면분할 종목들의 주가가 연일 급등세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9일 증시에서는 전날 엠에스씨가 이틀 연속 상한가를 이어갔다. 엠에스씨는 액면가 5000원을 500원으로 분할하면서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7일까지 거래를 정지한 뒤 18일 재상장했다. 액면분할 이전 1만650원이었던 주가는 재상장 후 2거래일만에 1만7900원까지 치솟았다. 같은 기간 주가를 쪼갠 광림도 이틀째 강세를 보였다. 광림은 전날 상한가를 기록한 데 이어 이날도 11.11% 올랐다. 액면분할 전 5400원이었던 주가는 현재 7800원이다.
액면분할이란 납입자본금 증감 없이 기존 주식의 액면가를 일정 비율로 분할해 발행 주식의 총수를 늘리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주식시장에서 2만원에 거래되는 액면가 5000원인 주식을 500원으로 분할하면 시장가격이 2000원으로 하향 조정된다. 주식의 시장가격이 과도하게 높아 거래가 부진하거나 신주발행이 어려운 경우 활용하는 방법이다.
최근 액면분할은 주가상승을 이끄는 재료가 돼 왔다. 17일 재상장한 크라운제과 역시 상장 첫날 상한가를 기록했고, 같은 날 몸집을 줄인 롯데제과도 장중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지난 3월 액면분할 후 재상장한 행남자기 역시 49.50%나 상승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액면분할에 ‘반신반의’했던 시장의 분위기도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대림제지의 경우처럼 액면분할을 하겠다는 결정만으로도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종목도 나온다.
향후 액면분할 가능성이 큰 기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다. 현재 1주당 50만원이 넘는 종목은 롯데칠성, 삼성전자, 영풍, 오뚜기, 태광산업, 오리온, LG생활건강, 롯데푸드, 한미약품, 네이버 등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비싸야 좋은 주식이라고 생각하던 기업들의 인식이 많이 바뀌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액면분할에 동참하는 기업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액면분할을 공시한 기업 24개의 주가상승률은 공시 전날을 기준으로 43.5%에 달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액면분할=주가상승’이라는 공식을 과신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기본적으로 액면분할 했다고 회사의 펀터멘털이 바뀐 게 아니라는 점이 제일 중요하다”면서 “액면분할주를 이미 가진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팔기 쉬워진 만큼 매도가 많아지면 주가는 또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