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와 국제유가 상승 등 대내외 호재에 힘입어 장중 연간 고점을 경신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지수상승장을 기대할만하다고 분석했다.
9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2.91포인트(-0.14%) 하락한 2024.17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지수는 장중 2035.27까지 상승, 연간 고점을 새로 썼다. 지수가 2030선을 돌파한 것은 지난해 11월27일(2038.72) 이후 처음이다.
한국은행은 이날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한 연 1.25%로 결정했다. 이는 역대 최저수준으로 지난해 6월 0.25%포인트 인하 이후 1년만이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금리인하는 시장 예상보다 다소 빠른 결정”이라며 “구조조정과 정부재정 투입이 전날 국책은행 자본확충펀드안 발표와 정부의 수출입은행 1조원 현물출자 등을 통해 확정되면서 금리 인하의 발판이 마련됐다”고 분석했다.
기준금리 인하는 예·적금 등 안전자산보다 주식 같은 위험자산을 선호하는 심리를 자극하기 때문에 증시에 호재로 작용한다. 안병국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금리 인하는 해외보다 동력이 떨어진 국내 경제를 활성화시키는데 기여하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외국인은 3238억원 순매수하며 3일 연속 ‘사자’ 행진을 이어갔다. 이달 들어 외국인의 누적 순매수 규모는 1조3200억원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순매수 경향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밸류에이션 대비 저렴한 우리 주식 시장은 외국인들에게 여전히 매력적”이라며 “외국인의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지수상승장에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을 맞이한 점과 15일 중국 A주의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신흥국 지수 편입 여부 결정, 23일 브렉시트(Brexit) 관련 투표 등 대외 변수를 남겨둔 점이 지수 상승에 제동을 걸었다.
한편, 시장은 금리인하 수혜 종목 찾기에 분주했다.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히는 증권업종은 장 초반 강세를 보였지만 점차 상승폭을 줄여 0.28%) 오르는데 그쳤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수출대형주가 속한 전기전자업종은 1.47% 상승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143만원까지 치솟아 사흘째 52주 신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이밖에 은행업(0.20%), 건설업(0.15%) 등이 올랐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민감도가 높은 건설업, 증권업과 더불어 평균 환율 상승에 따라 실적개선이 기대되는 IT 등에서 수혜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