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 연단에 오른 황창규 KT 회장 “빅데이터로 감염병 확산 막겠다”

UN 글로벌 콤팩트 연설서 UN·글로벌 통신사업자에 제안

▲황창규 KT 회장이 미국 뉴욕에서 개최된 ‘UNGC 리더스 서밋 2016’에서 KT의 빅데이터를 활용한 감염병 확산 방지 사례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 KT

“빅데이터는 AI, 메르스, 에볼라와 같은 감염병을 막을 수 있습니다. KT는 개발도상국가에 감염병 확산방지 시스템을 지원할 것입니다.” 황창규 KT 회장이 유엔(UN)과 전 세계 통신사업자들에게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공동 협력할 것을 제안했다. 키워드는 바로 ‘빅데이터’다.

황 회장은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메리어트마르퀴스 호텔에서 열린 ‘유엔 글로벌 콤팩트(UNGC) 리더스 서밋 2016’에서 유엔 관계자들과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들에게 ‘한계가 없는 세상을 열자(Pioneering a Limitless World)’를 주제로 통신사업자들의 역할 변화를 촉구했다.

UNGC 리더스 서밋 2016 본회의에서 첫번째 연사로 무대에 오른 황 회장은 KT가 빅데이터 솔루션을 활용해 조류 인플루엔자(AI) 확산 방지에 기여한 사례를 공유했다. 또한 KT가 확보한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HPAI)와 구제역(FMD) 확산 방지 관련 빅데이터 알고리즘을 공개하고, 유엔을 통해 개발도상국가에 확산방지 시스템을 지원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이는 유엔의 17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이다.

황 회장은 “정부와 협력해 AI 확산경로를 빅데이터로 확인한 결과 가축수송, 사료운반 차량의 이동경로와 상당부분 일치하는 결과를 얻었다”며 “이를 통해 연간 18억 달러의 손실을 막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이 AI뿐 아니라 사스, 메르스, 지카, 에볼라 등과 같은 감염병에도 광범위하게 적용할 수 있다면서 73억대에 달하는 휴대전화에서 발생하는 빅데이터와 위치정보, 로밍 데이터 등을 제시했다. 전 세계 통신사업자들이 빅데이터의 유용성을 인지하고 노력한다면 감염병 확산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황 회장은 유엔과 글로벌 통신사들에게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한 빅데이터 공동과제’를 제안했다. 황 회장은 “유엔 주도로 전 세계 통신사들이 힘을 합친다면 인류의 행복과 생명을 위협하는 감염병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다”며 “KT는 보유한 ICT(정보통신기술) 인프라 역량과 빅데이터 관련 기술 및 노하우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출처=KT)

황 회장은 빅데이터를 활용해 감염병 확산을 방지하는 프로젝트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3단계 협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1단계로 전 세계 800여개 통신사업자들이 로밍 데이터를 공유하고, 2단계로 각국 정부가 국경을 초월해 통신사업자들이 로밍 데이터를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유엔은 각국 정부와 글로벌 통신사업자들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황 회장이 제안한 프로젝트가 성공할 경우, 감염병으로 인한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래를 위한 세계 건강위협 프레임워크위원회(GHRF)는 올해 초 발간한 보고서에서 감염병으로 인해 전 세계에서 연 평균 600억 달러 이상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다고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