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다 BOJ 총재, 버냉키와 점심회동…무슨 조언 구했나

입력 2016-07-12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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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가 일본을 방문한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과 점심회동을 했다. BOJ의 금융정책결정회의를 3주 정도 남겨둔 시점에서 전·현직 중앙은행장이 만났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날 버냉키 전 의장은 도쿄에서 구로다 총재를 만나 점심을 함께했다. BOJ 측은 두 사람의 대화 내용에 대해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시장에서는 버냉키가 통화정책을 조언했으며 헬리콥터 머니에 대해서도 논의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버냉키와 구로다 총재 회동 소식에 일본증시는 이날까지 이틀 연속 큰 폭으로 상승 마감했다. 치솟던 엔화 가치도 BOJ의 통화정책 기대감에 약세를 보이고 있다.

버냉키의 일본 방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13년 전인 2003년 연준 이사 자격으로 일본을 방문한 적이 있다. 방문 당시 버냉키는 BOJ 위원들에게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은 정부의 재정정책과 공조가 필요하다고 조언하했다. 버냉키는 디플레이션 타개를 위해 헬리콥터에서 돈을 뿌리는 것처럼 돈을 찍어 시중에 푸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지론으로 유명하다. 이러한 지론 때문에 버냉키는 ‘헬리콥터 벤’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버냉키는 자신이 재직 중인 브루킹스 연구소 블로그에 지난 4월 ‘헬리콥터 머니’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구로다 BOJ 총재와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일본 경기 회복을 위해 2013년부터 대규모 양적완화에 나섰지만 일본 경제는 여전히 디플레이션 위기에 허덕이고 있으며 경제성장률도 목표치에 한참 밑돌고 있다. 특히 지난 1월에는 마이너스(-) 금리 도입이라는 파격적인 행보에 나섰지만, 효과는 커녕 오히려 은행의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버냉키의 일본 방문은 BOJ가 대대적인 통화완화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간 아베 정권은 새로운 차원의 정책 등을 도입할 때 해외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구해왔다. 실제로 아베 총리는 지난 6월 소비세율 인상 도입 연기 결정에 앞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조셉 스티글리츠 등에 자문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BOJ는 오는 28~29일 정책회의를 앞두고 있으며 지난 10일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집권여당의 승리를 이끈 아베 총리는 광범위한 경기 부양책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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