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 업권 매물 풍성…흥행 여부는 '글쎄' = 2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 다양한 섹터의 관련 딜들이 매물로 나왔지만 흥행 가능성에 대해 낙관하지 않는 분위기다.
올 상반기 M&A 주요 딜들이 전반적으로 축소된 가운데 금융서비스 섹터로만 양극화된 부문도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M&A전문 분석 업체 머져마켓이 분석한 2016년 한국시장 M&A 트렌드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M&A는 총 미화 222억 달러, 건수 기준 157건이다. 금액 기준으로는 전년동기 623억 달러 대비 64.4% 축소됐다.
산업별로 올 상반기 M&A가 가장 활발했던 분야는 금융서비스산업으로 총 7건(68억 달러)을 기록했다. 금액 기준으로는 상반기 국내 M&A의 30.7%를 차지했다. 금액 기준 상위 5개 M&A중 3건이 금융서비스산업에서 발생했으며, 상반기 최고가 딜인 22억 달러 규모의 KDB대우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의 합병 역시 금융서비스분야였다.
이처럼 상반기 딜 성과는 섹터별로 극명히 갈렸다. M&A업계에서 하반기 딜 성사 여부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배경엔 장기불황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여파가 상대적으로 크다는 진단이다. IB업계 고위 관계자는 "서브프라임 이후 장기불황이 고착화 단계에 접어들었고 M&A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만만치 않다"며 "결국 이같은 불황 여파로 매도자는 가격을 좀 더 비싸게 팔려고 하고, 매수자는 더 싼 가격을 원하기 때문에 쌍방 간 가격 차이를 좁히지 못히면서 딜들이 무산되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귀띔했다.
일례로 올해 M&A업계 대어로 꼽힌 로젠택배도 최근 매도자인 베어링PE와 UPS 등 인수후보 간 가격 갭(차이)이 1000억원 이상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고, 결국 딜은 무산됐다,
이에 따라 딜 재수생들이 하반기에도 넘쳐 날 것이라는 반응이다. 실제 수완에너지 등 주목 받던 회생 딜을 비롯해 올 해 매물로 나온 대다수 법원발 회생 딜들도 새 주인을 찾지 못했다. 이들 관련 회생 딜들은 재입찰 매각 공고를 통해 새 주인 찾기에 나서고 있지만 실상은 만만치 않다는 분위기다.
◇ PE가 보유한 기업들, 가격 거품 높아 SI들 '난색' = 일각에서는 사모펀드(PE)들의 무리한 엑시트(탈출) 욕심도 딜의 성패를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M&A 관계자는 "올해 M&A시장 관전포인트는 PE들이 보유한 딜들의 매각이 쉽지 않은 특성을 보이고 있다"며 "PE들이 수익보전을 위해 높은 가격을 제시하면서 딜이 무산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IB업계 고위 관계자는 "잠재 인수후보로 꼽히는 대기업 등 덩치가 큰 일부 SI(전략적 투자자)들도 PE들이 대주주인 딜은 아예 인수 대상에서 제외하는 분위기 마저 엿보인다"고 언급했다.
사모펀드들이 보유하던 딜 들의 거품이 과도하다는 인식 자체가 업계에 뿌리 박혀 있다는 지적이다. IB업계에서는 결국 이같은 악순환 고리가 풀리지 않을 경우 올 하반기는 물론 향후 국내 시장에서 M&A 관련 큰 장이 서기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 밖에 대외적인 불확실성도 하반기 M&A시장을 우울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금융투자업계 IB담당 임원은 "롯데 등 대기업들에 대한 검찰 수사도 크게 튀지 않으려는 SI들의 공격적 인수합병에 대한 제동을 걸기 충분하다"며 "영국발 브렉시트를 비롯해 외교적 이슈로 부각되는 사드배치는 중국계들의 한국 투자 위축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