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따르면 박 회장은 금호터미널이 지난해 9월 사모펀드 칸서스KHB에 3900억 원을 받고 팔았던 금호고속 지분 100%를 다시 사들이기로 했다. 금호고속은 매년 최대 800억 원의 현금을 창출해내는 알짜 회사다. 금호터미널은 지난해 6월 금호고속을 매각한 지 3년 만에 사들였다가 그룹 차원에서 금호산업 인수자금 마련이 시급해지자 2년 3개월 내에 금호고속을 되살 수 있는 권리(콜옵션)를 부여받고 3개월 만에 다시 매각했다. 이번 금호고속 총 인수금액은 칸서스KHB로부터 받았던 금액과 큰 차이가 없는 4000억 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그룹 창업 70주년을 맞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해 금호산업 재인수에 이어 올해는 금호고속, 내년에 금호타이어까지 되찾게 되면 그룹 재건에 성공하게 된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올해는 인수 자금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금호고속 인수를 연내 마무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금호터미널을 주체로 금호고속을 인수한다는 방침 아래, 인수에 필요한 1500억 원 안팎의 현금 마련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전체 인수대금 4000억 원 중 2000억 원 규모의 인수금융은 자동 승계하고, 이미 칸서스KHB펀드에 재출자한 500억 원으로 금호고속 지분 일부를 확보한 상태다.
박 회장은 금호고속을 인수한 뒤 최근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매각절차에 착수한 금호타이어 인수에 나설 방침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도 “산업은행이 9월 중순쯤 금호타이어의 매각 공고를 낼 계획으로 파악돼 금호타이어 인수는 내년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매각 지분 대상은 우리은행 14.15%, 산업은행 13.51%, 국민은행 4.16%, 수출입은행 3.12% 등 모두 42.1%로 금액으로는 6500억 원 수준이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을 경우 매각가는 1조 원 안팎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재계에서는 지난해 7228억 원의 가격에 금호산업을 인수하면서 5000억 원가량의 빚을 떠안은 박 회장이 단독으로는 금호타이어 인수에 필요한 1조 원대 자금을 마련하기에는 어렵다고 보고, 우선매수청구권을 포기한 상황에서 컨소시엄을 구성하거나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우선매수청구권은 제3자에게 양도가 불가능해 우군에게 도움 요청 없이 오로지 개인 스스로 인수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