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진 대기자의 현안진단』
서울 송파구 문정동 법조타운 일대가 8000실이 넘는 주거용 오피스텔 밀집 지대로 발전했다. 분양 당시만 해도 그 많은 물량이 다 소화될 수 있을지 의문이었으나 결과는 대 히트를 쳤다.분양가가 전용면적 기준 3.3㎡당 2000만원이 넘는 수준이었지만 순조롭게 분양됐었다.
3년 전부터 입주가 시작된 이후 지금은 3개 블록에 4139실의 주거용 오피스텔 단지가 완성됐다. 오는 9월 이 지역에 아파트 999가구와 오피스텔 2283실로 구성된 송파 파크 하비오 푸르지오 단지가 입주를 시작한다. 이뿐 만이 아니다. 현재 추진 중인 4개 블록 물량 1800실을 포함하면 무려 9000여 실이 넘는 주거시설이 2~3년 내 완공된다. 그야말로 국내 최대 오피스텔 밀집지대다.
앞으로 수천 실의 오피스텔이 공실없이 잘 임대가 될 수 있을까. 현재는 별 걱정없이 돌아가는 듯 하다. 간혹 세입자가 차지 않아 며칠간 공실이 생기기도 하지만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
임대료는 다른 곳과 큰 차이가 없다.전용면적 27㎡(8평)타입은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65만~70만원 수준이다. 48㎡(14.5평)형은 보증금 3000만원에 월 110만원 정도다.
문제는 투자가치다. 분양 당시에는 가격이 너무 비싸 채산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평가가 우세했다. 특히 한 지역에 물량이 워낙 많아 세입자 구하기도 쉽지 않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금은 어떤가.완공된지 1년된 아이파크 오피스텔을 보자. 전용면적 29㎡(9평)을 기준으로 분양가 2억3500만원 정도였다. 현재 임대료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 75만원이다.1억원을 연 3.1% 금리로 대출을 받는다고 가정하면 보증금을 감안한 총 투자금은 1억2500만원이다. 이를 기준으로 수익률은 4.7% 가량 나온다. 외형상 나쁘지 않다. 게다가 이 오피스텔은 전 세대 테라스가 달려 있어 인기가 높다. 그래서 가격이 1500만원 가량 올랐다.
나머지 블록은 임대료가 아이파크보다 월 10만원 가량 빠진다,물론 분양가가 2000만~3000만원 정도 쌌다.이를 감안해도 수익률은 좀 떨어진다.
이를 보면 분양가보다 구조나 위치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한다.특히 물량이 많은 지역은 경쟁력 있는 상품이어야 임대 사업하기가 수월하다.
문정동 오피스텔 단지에서도 각 상품별 선호도 갈린다.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지면 품질이 떨어지는 곳은 공실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오는 9월 입주가 시작되는 하비스 상품이 나오게 되면 기존 블록의 입주자들이 대거 새 오피스텔로 이주하는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는 게 현지 부동산업소의 전언이다.
세입자는 새 집을 원하는 속성이 강하다. 특별한 곳이 아니면 돈을 더 주고라도 새집으로 이주하기를 원한다. 집이 오래되면 아무래도 설비의 성능이 떨어지고 불편한 점이 생긴다. 관리비에서부터 공간 구조 등 미묘한 차이에도 세입자의 반응이 엇갈린다.
오피스텔에 투자할 때는 가격보다 공간 구조와 관리의 효율성 등을 따져봐야 한다. 자꾸 첨단설비로 무장된 새로운 상품이 출시되는 상황이어서 시간이 지난 후의 투자성은 확 달라질 수 있어서 그렇다.
살기가 편한 주거용 오피스텔이 곳곳에 건설되면 다세대ㆍ다가구주택의 임대수요가 빠져나갈 여지가 많다. 임대료도 별로 차이가 없어 값은 값이면 새집에 살고 싶은 게 사람의 마음이다.
주택 임대시장의 트렌드가 급격히 변하고 있다. 지금 투자가치가 높다고 방심해서는 안된다.
요즘의 부동산 투자는 마냥 묻어두는 방식이 아닌 흐름에 맞춰 갈아타는 수법이 더 적절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