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재는 이날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한 금융통화위원회가 끝난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원화 강세가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과거보다는 약화됐다"면서도 이 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원화 강세가 수출과 물가에 부담을 줄 것이란 전망은 일시적인 강세가 아닌 이러한 흐름이 상당 기간 기조적인 흐름을 보일 때"라고 덧붙였다.
최근의 원화 강세 원인에 대해서는 "국제금융시장의 위험 회피 성향이 완화됐고 주요국 통화 정책의 완화도 확대됐다"며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이 펀더멘털이 양호하고 대외건전성 좋은 우리나라로 유입되고 있다"고 이 총재는 평가했다. 이어 "이는 단기투기자본에 의한 쏠림이 아니며 현재로서는 투기자본 쏠림 현상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저금리가 소비를 늘리지 못하고 저축만 늘린 것 아니냐는 ‘저금리의 역설’과 관련한 지적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세계 어느나라를 막론하고 금리 인하가 소비와 투자를 진작시킨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금리 정책이 소비와 투자를 늘리는 효과가 없었다고 얘기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저금리가 소비를 늘리지 못하고 저축만 늘렸다는 단편적인 결론은 곤란하다"며 "소비 진작 효과가 충분히 나타나지 않은 원인에 대한 분석이 다각도로 진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 결정이 자본시장에 미친 영향은 없는 것으로 봤다. 이 총재는 "한 달 전 사드 배치 발표 이후 중국계 자본 유출입을 보면 아직 특별한 변화는 없다"며 "중국과 우리나라는 국제 공급 체인에서 긴밀한 분업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교역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양국 모두에 바람직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