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현 경영진의 회계사기(분식회계) 의혹이 불거지면서 정성립 사장의 경질설이 확산되고 있다. 검찰은 남상태 전 사장의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에 대해 핵심 인물인 이창하 디에스온 대표와의 연결고리에 정 사장도 얽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17일 조선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정 사장이 지난해 대우조선해양 사업보고서 작성 시 1200억 원대 영업손실을 축소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검찰 소환이 임박해지면서 대주주인 산업은행을 중심으로 경질설이 나돌고 있다.
검찰은 2013~2014년 대우조선 분식회계 혐의로 전 경영진 3명을 구속한 가운데 현 경영진 역시 분식회계 혐의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정 사장을 비롯해 현 경영진은 영업손실을 축소해 자본잠식률을 50% 이하에 맞추고, 관리종목 지정을 피해 채권단 지원을 계속 받으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열중 대우조선 재무본부장(부사장)을 지난 5일 소환해 16시간에 걸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김 부사장에 대한 사법처리 수위는 이번 주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정 사장 또한 이르면 다음 주 소환조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검찰이 정 사장까지 분식회계를 이유로 수사 범위를 넓힘에 따라 정 사장의 운신 폭이 좁아지고 있다”면서 “산업은행은 정 사장이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올랐다는 정황만으로도 사퇴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검찰 내부에서는 정 사장이 대우조선 비리 의혹과 관련해 구속된 남 전 사장의 최측근인 이창하 디에스온 대표와 불편한 연결고리를 형성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정 사장은 지난해 5월 대우조선 사장에 내정되기 앞서 2001년부터 2006년에도 사장직을 역임했는데, 당시 디에스온에 대우조선 사옥 내부 인테리어를 맡기면서 이 대표와 인연을 맺었다. 이 대표는 이후 대우조선 사옥 내부 리모델링 작업, 선박 인테리어 작업을 맡으면서 정 사장과의 인연을 이어갔다.
한편 정 사장은 2분기에 1조 원이 넘는 대규모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일각에선 대우조선이 정 사장이 물러난 지 1년 만에 법정관리를 신청한 STX조선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