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는 그동안 ‘아시아 최대 IT 기업’이라는 영예를 누려왔으나 삼성과 중국 내 최대 라이벌인 텐센트홀딩스의 부상에 그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18일(현지시간)에는 텐센트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연출하며 일시적으로 알리바바를 시총 1위 자리에서 밀어냈으며, 삼성도 주가가 신고가 행진을 거듭하면서 알리바바와 텐센트의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홍콩증시 상장사인 텐센트는 실적 호조에 힘입어 이날 주가가 전날보다 5.2% 급등, 시총이 2480억 달러(약 275조4000억 원)로 늘었다. 같은 날 알리바바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는 거의 변동이 없어 시총이 2420억 달러에 그쳤다.
이 두 기업의 뒤를 삼성이 바짝 추격하고 있다. 삼성은 이날 주가가 전일 대비 4.7% 급등한 164만 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해 시총도 23조3377억 원(약 2100억 달러)에 이르렀다. 19일에도 장 초반 주가가 165만 원을 넘으면서 이틀째 사상 최고치 경신으로 향하고 있다.
WSJ 집계에 따르면 이들 세 기업 시총은 2000억 달러 이상으로 압도적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대만 반도체 업체 TSMC가 1450억 달러로 4위,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810억 달러로 5위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삼성의 시총은 일본 소니의 다섯 배에 달하며 인텔과 코카콜라, 비자 등 유수의 미국 기업들도 웃돌고 있다.
삼성은 지난달, 2년 만에 최고의 분기 실적을 발표한 후 랠리를 펼치고 있다. 삼성은 코스피 회복세를 이끌고 있으며 국내 증시 시총의 21%를 차지하고 있다. 아울러 삼성의 시총은 코스피에서 삼성의 뒤를 이은 8개 기업의 시총을 합친 것보다 많다고 WSJ는 소개했다.
삼성과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하는 애플은 시총이 5620억 달러로 여전히 세계 1위다. 그러나 삼성의 주가가 지난 1년간 44% 뛴 반면 애플은 아이폰 판매 감소로 주가가 5.8% 하락했다.
삼성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수년 만에 처음으로 10배를 넘어 애플을 따라잡기 일보 직전이다. 애플은 7월 말 기준 PER가 12.6배였다.
WSJ는 삼성에 대해, 노키아 모토로라 블랙베리 등 몰락한 과거의 스마트폰 시장 강자들과 달리 2년간의 고전 끝에 지배적인 위치를 재확인하면서 투자자들의 신뢰를 되살렸다고 전했다. 시장조사업체 커널리스에 따르면 삼성은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약 24%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애플이 12%, 중국 화웨이가 9%로 그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