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웨어러블 기기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손목에 스마트밴드 하나씩을 차고 있는 모습은 일상이 됐다. 화려한 색상과 디자인에 운동량·심박수·시간 표기 등의 기능을 손목 위에서 손쉽게 확인할 수 있어 직장인들과 학생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핏빗’, ‘미밴드’와 같은 해외 스마트밴드 이름도 이젠 낯설지가 않다.
이런 가운데 국내 스타트업 직토는 지난해 스마트밴드 ‘직토 워크’로 미국 최대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킥스타터’에서 16만 달러(약 1억8000만 원)을 모아 화제가 됐다. 핏빗, 샤오미, 애플과 같은 글로벌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는 스마트밴드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올해부터는 국내외에서 본격적으로 영업과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직토 워크’는 검정색 LED 디스플레이에 하얀 불빛으로 시간·걸음걸이 점수·전화·문자메시지 등을 최대한 간략하게 나타내 절제의 미를 살렸다. 디자인이 미밴드보다 낫다는 것이 ‘직토 워크’를 본 주변인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이 제품은 지난해 ‘아시아디자인 어워드’를, 올해는 ‘iF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했다.
이 제품의 차별점은 걸음걸이 교정 기능에 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과 연동시킨 후 ‘직토 워크’를 손목에 차고 길거리로 나섰다. 팔의 움직임을 감지해 걸음걸이를 교정해주는 기능이 핵심이다. 길을 나선 지 불과 10여 분 만에 ‘직토 워크’에서 진동이 전해졌다. 화면에는 ‘PH’라는 글자가 써 있었다. 핸드폰을 보고 걸었다는 지적이다.
자세를 가다듬고 다시 길을 걸었다. 하지만 15분을 채 넘기지 못했다. 이번엔 ‘DR’이라는 글자가 나타났다. 터벅터벅 발걸음에 충격을 주고 걷지 말라는 신호다.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진동을 통한 잔소리는 의외로 바른 걸음을 하게 되는 이유가 됐다. 앱을 켜보니 각종 좋지 않은 걸음걸이 유형이 횟수로 기록되고, 이에 따른 걸음거리 점수가 집계됐다. 점수는 70점. 낙제 수준은 아니다.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기능은 수면상태 체크다. 총 수면시간과 뒤척인 횟수, 깨어난 횟수를 모두 잡아낸다. 전날 숙면을 취했는지 확실히 알 수 있다. 또한 연동된 앱에서는 걸음걸이 점수를 통해 취약한 부분의 운동법을 친절하게 소개해주기까지 한다.
아쉬운 점도 있다. 팔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비오는 날 우산을 쓰고 길을 걷거나, 팔을 이용한 작업을 했을 때 정확한 측정이 힘들었다. 하지만, 그 외의 상황에서는 비교적 정확한 측정으로 사용자들의 주의를 일깨워줘 큰 문제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