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 ‘3년간 300억 달러’의 통 큰 투자를 약속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도박이 과연 성공할 것인가.
아베 총리는 27~28일(현지시간)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린 제6회 아프리카개발회의(TICAD)에 참석해 일본이 향후 3년간 100억 달러의 인프라 정비사업을 포함해 약 300억 달러(약 33조4400억 원)를 아프리카에 투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고 29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이번 회의에는 아프리카 54개국 정상이 참여해 전날 “아프리카의 성장을 위해서는 경제다각화와 인재 육성, 보건시스템 강화가 필요하다”며 “양질의 인프라 투자를 추진할 것”이라는 내용의 ‘나이로비 선언’을 채택하며 폐막했다.
일본은 22개 기업·단체가 참여해 인프라 협력 등 73개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도요타통상과 해상운송기업 NYK는 프랑스 물류기업 볼로레와 손잡고 케냐에 합작기업을 설립하고 동부 아프리카에서 완성차 물류사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NEC는 코트디부아르 등의 경찰에 지문 등 생체인식기술을 도입해 테러 대책 강화를 지원한다.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은 아프리카개발은행, 앙골라개발은행 등과 인재육성과 고객 소개를 통해 융자 안건을 찾아낸다.
다만 투자가 순조롭게 확대될지는 불확실하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원자재 가격 약세로 아프리카의 경기 둔화가 가속화하는 가운데 테러와 치안 불안정, 부정부패 등의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지가 큰 불안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의 경제성장률이 1.6%로, 지난해의 3.3%에서 반토막날 것으로 내다봤다. 2000년대 아프리카의 경제 고성장을 뒷받침했던 원자재 가격 강세를 단기적으로 전망하기 어렵다고 IMF는 지적했다.
중국 경기둔화 여파에 타격을 받은 아프리카 국가들은 일본의 투자를 환영하고 있다. 특히 아프리카에서 경제 다각화가 가장 잘 진행된 것으로 평가받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중국과의 깊은 관계로 경제 위축 불똥이 튀어 일본의 투자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신문은 전했다.
다만 테러와 내전 등 치안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 일본의 투자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