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업계에 따르면 합병 이후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던 삼성물산이 올해 2분기 깜짝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향후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을 일부분 해소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과도 맞물려 기업가치도 높게 평가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삼성물산은 옛 제일모직이 삼성물산과 합병한 뒤 존속해 사명을 변경한 회사다. 합병 당시 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와의 표 대결까지 가는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7월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합병안건이 통과됐다. 이후 지난해 9월 1일 삼성물산의 건설·상사부문과 제일모직의 패션·리조트부문이 합쳐지면서 사업부문만 4개인 대형 조직인 통합 삼성물산이 출범했다.
통합 당시 삼성물산은 건설·상사·패션·리조트 등 4개부문간 시너지효과 창출로 오는 2020년 연 매출 60조 원과 세전이익 4조 원을 목표로 내놨다. 이를 통해 글로벌 의식주휴(衣食住休)기업으로 성장, 삼성전자와 함께 삼성그룹의 주축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하지만 건설경기 침체 여파로 주력인 건설부문 실적이 악화되면서 직원들의 희망퇴직도 잇따랐다. 대규모 손실이 반영되며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실적에 대한 신뢰성이 낮아졌지만 올해 2분기 영업익 1768억 원, 지배주주순이익 1550억 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실적 악화 주범으로 꼽혔던 건설부문 영업이익의 경우 1180억 원으로 흑자전환 됐고, 상사와 리조트부문 실적도 개선되고 있어 불확실성을 해소했다는 평가다.
한지붕 4가족이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해서는 더 큰 시너지를 내는 것이 삼성물산의 과제다. 이에 따라 삼성물산은 계열사간 시너지를 내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상사부문 뉴욕법인을 활용해 패션브랜드 ‘준지’의 북미시장 매출 확대를 추진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상사 네트워크를 결합해 중국·베트남 시장에서 웰스토리의 급식사업 확대를 추진하기도 했다.에버랜드 콘텐츠를 이용한 래미안 단지의 경관 차별화, 래미안 입주민을 위한 웰스토리 식음 서비스 등도 시너지 사례로 꼽힌다.
바이오 부문에 대한 기대감도 상당하다. 삼성물산의 주력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 11일 주권 상장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함에 따라 오는 11월 상장이 가시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가동 중인 제1공장(3만ℓ)과 제2공장(15만ℓ) 등 현재 18만ℓ의 생산능력에서 추가로 제3공장(18만ℓ)을 증설해 연간 36만ℓ의 생산능력을 갖출 계획이다.제3공장은 2017년 완공돼 생산 설비의 적절성 등을 검증하는 밸리데이션 작업 등을 거쳐 2018년 4분기부터 상업가동을 시작할 전망이다.
하이투자증권 이상헌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 가시화는 삼성물산의 바이오부문의 가치를 수치화시킬수 있기 때문에 향후 성장성을 부각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