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9월 콜금리 목표치를 연 5.00%인 현 수준에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7일 발표했다.
지난 7월과 8월 두달 연속 콜금리를 인상한 데 따른 부담과 지난달 불거진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의 영향이 아직 국내 금융 및 증권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이날 금통위 이후 "소비자물가는 고유가 지속에도 불구하고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부동산가격의 오름세도 제한되고 있다"며 콜금리 동결 배경을 밝혔다.
당초 콜금리 동결을 예상했던 시장에서는 당연하다는 분위기다. 두달 연속 콜금리 인상으로 금융권이 잇따라 금리를 인상해 온 가운데 지난 7월 국내 유동성 증가세가 크게 둔화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지난 4일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7월 광의유동성은 전월에 비해 1조7000억원 증가하는데 그쳐 올해 1월 205억원 감소한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특히 오는 18일 예정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경우 금통위가 연내 콜금리를 추가로 인상하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또한 일본은행과 유럽중앙은행(ECB) 등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상을 자제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만 금리인상을 단행할 경우 국내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대단히 크기 때문이다.
더불어 지난달 불거진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로 인한 국내 금융시장 불안이 아직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섣부른 금리인상은 국내 증시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줄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금통위는 당분간 국제금융시장의 동향을 관망하며 추이를 지켜볼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은도 이날 "금융시장에서는 시중유동성이 풍부한 가운데 금융기관 여신이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향후 통화정책방향은 새로 발표되는 물가와 경기 및 금융지표의 움직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동성 과잉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추가 금리 인상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어 향후 유동성 해소가 핵심과제로 인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