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 버블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정부의 정책 대응 실패로 시장이 다시 한바탕 소용돌이에 휘말릴 것이라는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규제를 풀었다고 올해 다시 고삐를 죄는 등 오락가락한 행보를 보이고 또 그 대책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어 작년 중국증시 버블 붕괴와 같은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중국증시 상하이종합지수는 16개월간 고공 행진을 벌인 끝에 지난해 6월 정점을 찍고나서 순식간에 폭락해 5조 달러(약 5588조 원)에 이르는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전문가들은 당시 주식 버블을 고조시킨 주범으로 중국 정부를 꼽았다. 증시 버블이 팽창하기 시작한 지난 2014년 말 중국 관영 언론들은 전망이 밝다며 주식투자를 권유하는 기사들을 시리즈로 내보냈다. 개인투자자들이 앞다퉈 계좌를 개설했고 주택담보대출이 전례 없이 급증했다.
또 시장이 냉각되고 나서는 중국 정부가 신규 기업공개(IPO) 중단, 거래정지 등의 극단적 대책을 펼치면서 오히려 투자자들의 불안을 부추겼다.
문제는 부동산시장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경기둔화에 대처하고자 지난해 3월 모기지와 계약금 관련 요구조건을 완화하는 등 부동산시장 활성화에 나섰다. 또 증시 폭락에 투자자들이 다시 부동산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이에 지난 수년간 잠잠했던 집값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 상하이 신규주택 가격은 지난 8월 전년 동월 대비 31% 폭등했다. 상하이를 포함한 중국 70개 도시 신규주택 가격은 전월에 비해서는 1.22% 올라 지난 2010년 1월 이후 6년여 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했다.
이에 중국 정부는 최근 다시 부동산시장 고삐를 죄고 있다. 중국 각 지방정부는 국경절 연휴인 이번 주 앞다퉈 계약금 비율 상향 조정과 주택담보대출 제한 등의 규제책을 내놓았다.
타이 후이 JP모건자산운용 수석 시장 투자전략가는 “레버리지의 급등과 정부의 맹목적인 지원에서 비롯된 버블은 작년 중국증시와 올해 부동산시장의 공통 분모”라며 “정부는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는 것 같다. 경제성장세를 끌어 올리고자 규제를 느슨하게 했다가 다시 통제에 나서는 등 크게 요동치듯이 움직이고 있다”고 지적햇다. 그는 또 “중국 시장은 느슨해지면 고삐풀린 말처럼 날뛰다가 정부가 고삐를 죄면 마치 얼음물이 쏟아지는 것처럼 폭락한다”며 “이런 극단적인 투자주기는 경제에 매우 좋지 않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헨더슨글로벌인베스터스의 위 메이 링 투자매니저는 중국 정부의 최근 규제 강화에 대해서도 “주택구매자들이 여전히 쉽게 대출받을 수 있어 이들 방법은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대부분 모기지인 중기와 장기 신규대출은 지난달 5290억 위안에 달했다. 시중에 공급하는 유동성을 종합한 사회융자총액도 1조4700억 위안으로 급증했다. 이에 올 들어 8월까지 부동산 매매액은 전년보다 39% 늘었다고 통신은 전했다.
JP모건체이스의 징 울리히 아시아ㆍ태평양 부회장은 “지난해 6월부터 하반기 내내 계속된 중국증시의 폭락은 주식담보대출이 사상 최대치에 이르고 나서 일어난 것”이라며 “오늘날 부동산 분야에서 축적되는 레버리지(차입)도 비슷한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