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를 벤치마킹한 ‘코리아 세일 페스타’ 기간 중 백화점 매출이 최대 9%, 전통시장은 18.5% 느는 등 양호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통시장의 참여 확대 미흡과 백화점 정기세일과 다를 바 없는 할인 폭, 외국인에 초점을 맞춘 이벤트라는 한계와 보완점이 드러났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9일까지 대규모 특별할인 기간에 코리아 세일 페스타에서 백화점과 대형마트, 전통시장의 매출이 늘면서 선방했다는 평가다. 특히 국경절 연휴(1~7일)를 맞아 한국을 찾은 중국 관광객 덕을 톡톡히 봤다.
롯데백화점은 해당 기간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 증가했다. 해외패션(19.5%)과 생활가전(44%), 가구홈패션(39.6%)에서 매출 증가 폭이 컸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행사 기간을 맞아 백화점을 방문하는 고객이 늘었고 특히 생활가전과 가구, 홈패션 등 리빙상품군의 매출이 좋았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행사 기간 매출이 8.9% 늘었다. 품목별로 가구(56.5%), 가전(40.9%), 쥬얼리·시계(36.1%), 식품(12.7%), 여성의류(5.5%), 남성의류(3.4%) 순으로 매출 증가율이 높았다.
현대백화점은 같은 기간 5.1%의 매출 신장률을 보였다. 특히 유커 매출 신장률은 43.2%를 기록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국경절 연휴를 맞아 우리나라를 찾은 유커로 인해 매출이 크게 늘었고 더불어 결혼·이사 시즌이 겹쳐 관련 상품군의 매출도 호조를 보였다”고 말했다.
대형마트도 선방 혹은 성공했다는 평가다.
이마트는 행사 기간 몰과 트레이더스 합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6%가 증가했다. 이마트는 이번 행사를 통해 실적 효과를 봤다는 평가다. 정부 지원과 휴일 효과 지적에는 지난해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에도 연휴 등 휴일의 조건이 같았고 이를 고려하더라도 행사 상품 위주로 매출이 올라 행사 효과를 누렸다는 설명이다.
롯데마트도 선방했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롯데마트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로 소폭 올랐다. 대형마트 소비가 계속해서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행사가 매출 신장에 물꼬를 트는 단초를 제공했다는 설명했다.
또 중기청에 따르면 행사 참여 전통시장 266곳 중 64.4%에서 매출액이 증가했고 평균 18.5%의 매출 증가 효과를 누렸다. 또 평균 고객수 증가율은 22.0%로 집계됐다. 전통시장을 이용한 고객들은 평균 4만7000원을 사용했으며 농산물 구매가 31.1%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행사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전국 1439곳 중 4분의 1이 조금 넘는 400여 곳 전통시장만 참여해 행사 자체를 모르는 상인도 많았고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행사가 대부분이라는 점, 할인 폭이 대부분 20~30%에 불과해 정기세일과 큰 차이가 없다는 지적이다.
중기청 관계자는 “전통시장마다 각각의 차이는 있지만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성과를 본 뒤 내년에도 열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전통시장이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준비도 많이 하고 프로모션을 늘렸지만, 아직 2년차라 외국의 대형 행사와 비교할 때는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다”며 “범국가적이고 정기적인 할인 행사가 되려면 유통·제조업계의 적극적인 참여와 국가 차원의 대대적 홍보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