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속앓이’ 두산인프라코어, 트럼프가 구세주?… “밥캣, 인프라 확대로 수혜 기대”

입력 2016-11-10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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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8일 증시 입성을 앞둔 두산밥캣이 ‘트럼프노믹스’ 대표 수혜 주로 떠오르자 공모가 하향 조정으로 속앓이를 했던 두산인프라코어가 미소를 짓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 따르면 두산밥캣은 8~9일 이틀간 일반투자자를 상대로 한 공모주 청약에서 경쟁률 0.29대 1을 기록했다. 흥행참패다. 미국 대선 영향으로 주식시장이 급락하면서 투자심리가 악화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위기는 하루 만에 급변했다. 미국 45대 대통령에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가 인프라 투자에 최소 5500억 달러(632조8300억 원)를 집행하겠다고 한 공약이 두산밥켓 투자심리에 훈풍을 불어넣은 것이다.

두산밥캣은 모래나 돌덩어리 곡물 등을 옮기는 스키드 스티어 로더(SSL) 분야에서 전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 기업이다. 1960년 밥캣이 세계 최초로 개발된 SSL은 지금까지 100만 대 이상이 판매됐다. 2015년 기준 시장점유율은 41.3%에 달한다.

누구보다 이 소식을 반기는 건 공모가 하향조정으로 속앓이했던 모회사 두산인프라코어다. 애초 두산인프라코어는 두산밥캣 상장을 통해 9500억 원(희망 공모가 하단 4만5000원)을 마련코자 했다. 하지만 기관 수요예측에 실패하면서 공모가 밴드를 2만9000~3만3000원으로 낮추고 구주매출 물량도 줄였다. 공모가가 3만 원(3300억 원)에 결정되면서 자금 조달 규모는 3300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이에 시장에서는 유동성 악화 우려가 나돌았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올해 상반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는 1조1776원이다. 이 가운데 2350억 원은 지난 8월 상환했으며 4076억 원은 만기 연장했다. 내년 상반기까지 갚아야 할 빚은 5350억 원이다. 두산밥캣 상장만으로는 부족하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구조조정과 자산매각을 통해 1년 전부터 회사채 만기 자금을 확보해 오고 있다”며 “기대했던 것보다 밥캣 상장에 따른 현금유입이 줄긴 했지만, 회사 유동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급한 불은 끄겠지만, 앞으로가 문제다. 내년 하반기부터 2018년 상반기까지 갚아야 할 돈은 5898억8400만 원에 이른다. 회사채 상환을 무난히 소화하려면 업황 회복에 따른 실적개선과 함께 두산밥캣의 지분가치 상승이 절실하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밥캣은 북미에서 60% 이상 매출을 올리고 있어 인프라 투자 수혜를 받을 것”이라며 “두산밥캣의 시장가치가 상승한다면 그 지분을 59.4% 보유한 두산인프라코어의 기업가치(밸류에이션)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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