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위 담배업체 레이놀즈아메리칸이 대주주인 영국계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BAT)의 470억 달러(약 55조1780억 원) 규모 인수 제안을 거부했다고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레이놀즈는 BAT가 제시한 인수가가 너무 낮다는 이유로 거절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그러나 BAT는 인수가를 살짝 더 높일 의향이 있어 아직 합병 기회는 남아있다. BAT는 이미 레이놀즈 지분 42%를 보유하고 있지만 지난달 21일 나머지 지분도 사들이겠다고 제안했다.
세계 각국에서 금연 열풍 속에 담배산업에 대한 규제가 강해지는 가운데 BAT는 비용 절감과 미국시장에서의 입지 강화는 물론 담배 대체재로 주목받는 전자담배 분야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레이놀즈와의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딜이 성사되면 BAT는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을 제치고 세계 최대 상장 담배업체로 부상하게 된다. 비상장사를 포함하면 중국 담배시장을 독점하는 국영 중국연초총공사(CNTC)가 세계 1위 업체다.
BAT가 지난달 제시한 인수가는 주당 56.50달러로 당시 레이놀즈 주가에 약 20% 프리미엄이 붙은 것이었다. 레이놀즈는 거래위원회를 신설해 BAT의 제안을 검토해 왔다. BAT는 적대적 인수를 고려하지는 않고 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레이놀즈 자체도 글로벌 담배산업의 통합 트렌드에 동참하고 있다. 레이놀즈는 지난해 6월 259억 달러 규모 로릴러드 인수를 마무리했다.
BAT는 레이놀즈와 합병하면 약 4억 달러 비용을 절감하는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미국시장에서는 필립모리스USA의 모회사인 알트리아가 51% 점유율로 1위를 달리고 있고 레이놀즈가 34%로 그 뒤를 잇고 있다. BAT가 레이놀즈를 완전히 인수하면 미국시장 비중은 회사 전체 매출에서 약 40%, 순이익에서는 50%를 각각 차지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BAT 딜이 성공하면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도 다시 알트리아와 합병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은 지난 2008년 알트리아에서 분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