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촌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수산업은 최근 웰빙바람 등으로 수산물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어촌 고령화에 따른 인력부족과 한중 FTA 등 시장 개방 등으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정부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국정과제로 수산업의 미래 산업화를 추진하고 있고 전통적 1차 수산업에서 가공·유통·관광을 접목한 6차 산업화로 진화하면서 우리 수산업의 새로운 전환점을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수산업의 변화는 도시민을 비롯한 많은 사람이 귀어·귀촌에 관심을 두고 어촌에서 새로운 삶을 꿈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귀어·귀촌인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3년 650가구에 그쳤던 귀어 가구는 지난해 991가구로 전년과 비교해 8.1% 늘었다. 인원도 914명에서 1446명으로 늘었다.
귀어 가구의 비중이 높은 지역은 전남이 343가구로 전체 가구의 34.6%를 차지했다. 수산업 비중이 높은(어업생산량의 47%, 전국 양식어장의 78%) 지역 특성이 반영된 것이다. 다음으로는 충남과 경남 등의 지역에 귀어인이 많았다.
최근에는 30대 젊은이들의 문의가 점진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귀어 가구주는 68.1%인 675명이 남자이며, 평균 연령은 50.1세로 40~50대가 60.7%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인 이하 귀어 가구가 887가구, 89.5%로 대다수를 차지했으며, 귀어 가구들은 정착지역에서 독립 가구를 구성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귀어인의 평균 연령은 50.2세로, 50대가 398명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30대 이하도 207명으로 전년 대비 11.3% 증가했다.
어업 소득이 계속 오르는 추세이고 해양레저나 어촌관광·체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소득창출이 가능해 귀어 인구는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30대의 젊은 생각과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더해져 우리 어촌도 더욱더 다양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해수부는 귀어·귀촌을 위해 크게 3가지 지원을 하고 있다. 우선 귀어·귀촌을 희망하는 사람들을 위해 귀어·귀촌 박람회를 열어 귀어귀촌 희망자에게 정보 제공과 상담, 홍보를 한다. 지난해 1회 귀어귀촌 박람회를 열었고 올해 2회 행사는 4월 28일부터 30일까지 코엑스에서 개최했다. 박람회 참관객 수는 지난해 5534명에서 올해 6263명까지 늘었다.
귀어귀촌 종합센터도 운영하고 있으며 도시민을 어촌으로 유치하고자 14개 도와 시·군이 참여하는 프로그램도 지원하고 있다. 준비단계에서는 귀어촌 홈스테이가 제 구실을 한다. 귀어·귀촌 희망인을 대상으로 실제 80일 정도 어촌생활을 체험해 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는데 연 200가구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귀어·귀촌에 필요한 이론교육과 현장방문 기회도 제공한다. 지난해 154명, 올해 131명이 교육을 받았다. 또 귀어학교도 있다. 이곳에서는 실습 위주로 기술교육을 제공하는데 올해 경상대학교 해양과학대학이 선정돼 10억 원을 지원(국비 50%)받았다.
정착 단계에서는 창업 어가 멘토링이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귀어자의 안정적 어촌정착을 위한 수산업 및 생활 등을 1대1로 멘토링을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20명, 올해 44명이 지원을 받았다.
마지막으로 창업자금 및 주택구매 융자도 지원한다. 융자규모는 300억 원으로 대출한도는 가구당 창업자금 3억 원, 주택자금은 5000만 원이다. 대출 조건은 금리는 2%로 낮은 편이고 5년 거치 10년 분할 상환을 할 수 있다.
융자 지원을 받은 귀어인은 2010년 65명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266명, 올해 상반기까지 벌써 268명이 지원을 받아 귀어귀촌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도시근로자 가구의 76% 수준에 도달한 어가 소득과 소득 창출이 귀어·귀촌을 더욱 활성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해수부는 ‘제1차 귀어·귀촌 지원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2015년부터 귀어·귀촌 활성화 사업을 통해 귀어·귀촌인을 지원하고 있으나 종합적인 계획이 부재해 체계적인 지원이 다소 미흡하다는 판단에서다.
그간의 정책 성과 및 한계점, 국내외 정책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귀어·귀촌 활성화를 위한 중장기 계획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는 귀어인의 안정적 정착 및 창업 활성화를 위한 현장중심 실습 교육 확대가 핵심이다. 그간 이론교육 위주로 지원해 어촌 정착 및 창업 지원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해 신규 추진한 귀어학교 외에 민간단체를 통한 창업기술교육을 추진할 예정이다.
내년 4억5000만 원의 예산을 들여 영어 기반을 갖춘 민간사업장 등을 활용해 귀어 희망인이 실제 어업에 참여하면서 어업기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5개 과정을 개설해 분야별·품목별 현장교육에 나선다.
아울러 창업자금 지원 규모 및 분야 확대도 추진한다. 2015년부터 창업자금 지원분야를 해양레저·어촌관광 등의 분야로 확대한 데 이어, 창업기술교육 분야에도 포함함에 따라 귀어인들의 진출 분야가 다양해질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