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SK 관계자는 “그룹 인사 기류가 계속 바뀌는 가운데 박성욱 사장은 기존 예측대로 유임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 D램 가격 하락 여파로 SK하이닉스의 실적이 부진해지자, 한 때 사장 교체설이 제기된 바 있다. 하지만 최태원 회장의 신임이 큰 데다가, SK하이닉스가 하반기 실적 반전 드라마를 쓰면서 확고한 신임을 얻은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박 사장의 사내이사 임기 만료가 2018년 3월 19일로 예정돼 있어, 그가 SK하이닉스 사장직에서 내려올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2013년 초 대표에 오른 박 사장은 그 해 회사를 흑자 구조로 탈바꿈시켰다. 2014년에는 매출 17조 원과 영업이익 5조 원을 돌파하며 1983년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는 3분기 4조 원 대 매출 회복에 이어, 4분기에는 올 들어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1조 원대를 회복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4분기 영업익 추정치는 1조2175억 원으로 2달 전 추정치 대비 49.2% 올랐다. SK그룹이 성과주의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만큼 올해 발표될 인사도 SK하이닉스에서 가장 많은 승진자를 배출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본원적 경쟁력 확보’를 강조해온 박 사장은 올 상반기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연구개발에 투자를 단행했다. 박 사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6조 원 이상의 대규모 투자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통해 회사의 기초 체력을 단련시킨다는 목표를 세웠다.
박 사장은 내년 1분기 이천 M 14공장 2층 클린룸 조성을 마무리하고 낸드플래시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또한, CEO 직속 체제로 ‘시스템반도체 위탁생산조직’을 신설하며 파운드리(위탁생산) 경쟁력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박 사장이 1984년 현대전자 반도체연구소에 입사한 이후 미국 생산법인담당 임원, 연구소장, 연구개발제조총괄 등 정통 ‘반도체맨’인 만큼 업계에서도 박 사장의 유임에 무게를 싣고 있다.
한편, 박 사장은 최신 트렌드를 점검하기 위해 임원들과 함께 내년 초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국제가전 쇼 ‘CES 2017’에 참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