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일본 아베 신조 총리의 2기 내각이 출범하고 나서 26일(현지시간)로 4년째를 맞았다. 아베 총리는 정치적으로 전성기를 누리고 있지만 그의 경제 정책 ‘아베노믹스’가 기로에 서면서 장기 집권은 장담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집권 연립 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은 2013년 참의원(상원)과 2014년 중의원(하원), 2016년 참의원 등 선거에서 잇따라 승리를 거둬 ‘아베 1강(强)’ 구도를 확실하게 굳혔다. 올해 7월 선거 승리로 중·참 양원에서 헌법 개정 발의에 필요한 3분의 2 이상 의석도 확보했다. 지난달 자민당 총재 회의에서는 당 총재 임기를 ‘연속 2기 6년’에서 ‘3기 9년’으로 연장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해 아베 총리는 2021년 9월까지 연임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지난 4년간 내각 지지율도 안보 관련 법안을 심의·통과시킨 지난해 여름부터 가을에 걸쳐 40% 안팎까지 떨어졌다가 지난달 58%를 기록하는 등 최근에는 60% 전후로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역시 아베의 장기 집권의 핵심은 경제 살리기에 달렸다는 지적이다.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는 “경제가 실패하면 지지율이 순식간에 떨어지는 등 내년이 매우 힘든 한 해가 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아베노믹스는 대담한 금융정책과 기민한 재정정책, 성장전략 등 ‘3개의 화살’을 축으로 엔화 약세·주가 상승으로 기업 수익성을 개선해 임금 인상과 설비 투자를 촉진, 소비를 확대시키는 선순환을 일으킨다는 전략이다.
최근 일본 증시 주요지수는 1만9000엔 대로 지난해 말 수준까지 회복했으며 10월 유효 구인배율이 1.40배를 기록하는 등 고용시장 상황도 좋다. 그러나 임금과 물가 상승세가 기대에 못 미치면서 소비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것이 가장 불확실한 요소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야당인 민진당의 렌호 대표는 “국민의 미래에 대한 불안이 여전해 소비 상향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아베가 전문 분야라고 자부하는 외교·안보에서도 균열이 보이고 있다. 아베는 26~27일 미국 진주만을 방문해 미·일 동맹도 탄탄히 다질 계획이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미·일 동맹의 전망이 불투명하고 한국의 차기 대선 유력 후보들은 종군 위안부 문제에서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러시아와는 이달 정상회의에서 북방 4개 섬 공동 경제활동 협의 개시에 합의했지만 실질적으로 영토 문제 해결로 연결될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