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케이블 독자생존 가능할까? = 올해 케이블 업계는 그야말로 ‘풍전등화(風前燈火)’의 위기에 놓였다. IPTV 업계의 거센 추격으로 유료방송 시장에서 입지가 점점 위태로워졌기 때문이다. 1995년 출범한 케이블방송은 티브로드, CJ헬로비전 등 MSO(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 5곳과 개별 SO(종합유선방송사업자)들로 구성돼 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운영하는 IPTV 업체와 유료방송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유료방송 시장에서 IPTV 점유율은 41.25%, 케이블TV는 47.93%다. IPTV 가입자(1300만 명)는 가파르게 상승하는 반면, 케이블 가입자(1448만 명)는 감소세다.
이 같은 상황에서 케이블 1위 업체인 CJ헬로비전이 SK텔레콤과의 인수합병(M&A)을 시도했으나 끝내 무산됐다.
통신사와의 M&A가 좌절된 상황에서 케이블 업계는 자체 생존에 서두르는 모습이다. 일단 SK텔레콤과 케이블 사업자는 동등결합 상품인 ‘온가족케이블플랜’(가칭) 출시에 합의했다. 이미 상품개발을 완료했고 출시일은 내년 2월 1일이다. 위험요소도 존재했다. 미래부는 애초 권역별 폐지를 골자로 하는 ‘유료방송 발전 방안’을 시행할 예정이었다. 유료방송 발전 방안 중 가장 큰 논란은 ‘방송 권역 폐지’ 관련 내용이다. 케이블 업계는 권역별 폐지에 크게 반대했다. 미래부의 권역 폐지 추진이 지역 방송의 공공성·공익성을 침해하며, 유료방송 전반의 미래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미래부는 현재 아날로그 TV 가입자의 디지털 전환이 끝나는 2020년 상반기 중으로 케이블TV 방송사 대상으로 시행 중인 78개 권역별 사업권 제도를 폐지하는 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유료방송 발전을 위해 지난 8월 출범시킨 연구반의 편향성 논란도 일었다. 연구반에 소속된 교수 10명 중 5명이 SK텔레콤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사실이 밝혀지면서 케이블 업계가 크게 반발하기도 했다.
◇속빈 강정? 절반의 성공에 그친 알뜰폰 = 최근 ‘기본료 0원’ 요금제로 화제가 된 알뜰폰이 사실은 ‘속빈 강정’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저가 요금제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는 있지만 점유율 정체가 지속하면서 영업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올해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서 알뜰폰 가입자는 663만2668명으로 점유율 11%를 달성했다. 지난해 12월 10%를 돌파한 지 무려 11개월 만이다. 최근 일부 알뜰폰 업체들이 반값 요금제 이어 ‘제로’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에넥스텔레콤의 경우 GS리테일과 제휴해 출시한 편의점 0원요금제 ‘바로유심’ 가입자가 출시 4일 만에 5000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상대적으로 저렴한 요금제로 구성된 알뜰폰의 성장은 한계에 봉착했다는 평가다. 출범 5년째를 맞았지만, 수익성 개선을 위한 뾰족한 대책이 없기 때문이다. 가입자 점유율이 11%로 성장하는 동안 매출 점유율은 3%에 머무르면서 사업성이 약해지고 있다.
점유율 증가 속도도 정체 현상을 빚고 있다. 알뜰폰은 6개월 만에 점유율 9% 돌파, 7개월 만에 10%를 돌파하는 등 성장 속도가 점점 둔화하고 있다. 실제로 대형 마트인 홈플러스가 알뜰폰 사업 폐지를 검토 중이다. 홈플러스는 KT와 LG유플러스 망을 빌려 ‘플러스 모바일’이라는 브랜드로 알뜰폰 사업을 해왔지만 최근 한동안 신규 가입자 영업을 하지 않아 가입자 수가 9000여 명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사업 운영과 관련해 미래부와 협의를 했고, 조만간 사업 철수를 확정할 방침이다. 홈플러스가 지난해 사모투자펀드 ‘MBK파트너스’에 인수되면서 비효율 사업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영양가 없는 알뜰폰 사업을 접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홈플러스만의 문제는 아니다. 알뜰폰 업계의 영업적자는 2013년 908억 원, 2014년 965억 원, 올해에는 511억 원 수준으로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