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억 비자금’ 롯데건설, “사용 시기ㆍ액수 특정해야”…혐의 부인

입력 2017-01-09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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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억 원대 비자금을 조성해 불법 로비자금 등에 사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롯데건설 전ㆍ현직 임원들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자금을 조성한 사실은 있지만, 검찰이 어느 부분을 문제삼는 것인지 공소사실이 구체적이지 않다는 주장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4부(재판장 유남근 부장판사)는 9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이창배(70) 전 롯데건설 대표와 하석주(59) 부사장 등 5명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이 전 대표 측은 “비자금 사용시점과 액수가 특정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의 공소장에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사실만 적혀있을 뿐 비자금 사용 사실 등을 구체적으로 기재하지 않았다는 취지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비자금 조성 사실 자체만으로는 횡령 혐의로 처벌할 수 없고, 자금을 불법적인 용도에 사용한 것까지 입증을 해야 한다. 11억 원대 회삿돈을 빼돌려 비자금을 만든 혐의로 기소됐던 이석채 전 KT 회장의 경우 1심에서 '용처가 입증되지 않았다'며 무죄가 선고됐다. 하지만 항소심은 지난해 5월 '조성된 자금을 회사를 위해 썼다고 보기 어렵다'며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이에 대해 “수사단계에서부터 (이 전 대표 측에) 302억 원의 현금 사용처를 밝히라고 했으나 밝히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 전 대표 측이 경조사비ㆍ부서행사비 등 현금성 경비로 사용했다고만 주장하고 구체적인 사용 내역을 밝히지 않아 302억 전체를 횡령금액으로 기소했다는 게 검찰의 주장이다. 검찰은 또 “롯데건설이 수사 착수 이전부터 조직적으로 증거를 인멸하고 외부로 여러 자료를 빼돌린 정황이 있다”고 비판했다.

2차 공판준비기일은 다음 달 6일 열린다.

이 전 대표 등 이 회사 전ㆍ현직 임원은 2002년 1월부터 2013년 4월까지 하도급 업체들과 공사대금을 부풀려 계약을 체결하고, 총 300억 원을 돌려받아 불법 로비자금 등으로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다만 이 전 대표는 대표이사로 재직했던 기간을 고려해 전체 비자금 중 240억여 원에 대해서만 혐의가 적용됐다. 이들은 또 2008년 3월부터 2014년 3월까지 6차례에 걸쳐 25억여 원 상당의 법인세를 포탈한 혐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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