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 포럼은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 회장이 1971년 세계경제포럼(WEF)을 창립하면서 발족한 것으로, 정식 명칭은 ‘세계경제포럼’이다. 세계 정치, 경제 지도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이 국제포럼은 세계가 당면한 문제들의 대안 및 해결책을 찾아보자는 의견 교환의 장으로 출발하였다. 일부러 교통도 불편하기 짝이 없고, 공항시설도 없는 다보스라는 스위스 시골 마을을 골라, 한적한 분위기 속에 국가지도자들끼리 휴양적 성격의 3박 4일 여가 동안 허심탄회하게 토론을 해보자는 취지로 시작되었다.
이후 참가 신청자들이 줄을 잇자 자격요건도 강화되어 매출액 5억 달러 이상의 글로벌 기업이라야 가입할 수 있고, 매년 5만 스위스프랑(약 6000만 원)의 회비와 2만5000스위스프랑의 참가비(약 3000만 원)를 별도로 부담하는 ‘부자들의 포럼’으로도 불리는 고급 사교의 장이다. 포럼을 만든 슈밥 회장은 원래 제네바 대학 경영학 교수로, 세계 유명 경영대학들이 만드는 ‘최고경영자과정’을 전 세계 정치 및 경제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3박 4일짜리 초단기 과정으로 만든 셈인데 공전의 대히트를 기록한 것이다.
슈밥 회장은 유명한 경영학자답게 2016년 다보스 포럼의 주제로는 ‘4차 산업혁명의 이해(Mastering the Fourth Industrial Revolution)’라는 화두를 끄집어내, 이후 ‘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를 전 세계에 회자시켰다. 이후 그가 발간한 책 ‘4차 산업혁명(The Fourth Industrial Revolution)’ 또한 세계적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
올해 다보스 포럼의 주제는 ‘소통과 책임의 리더십(Responsive and Responsible Leadership)’인데, 아마도 트럼프 행정부가 표방하는 보호주의 무역정책 및 유럽의 국수주의에 대한 우려에서 이러한 주제를 고른 것으로 생각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이 다보스 포럼 자료를 토대로 정리한 ‘다보스 포럼이 본 2017년 세계 주요 이슈’를 보면 이 같은 세계 각국 지도자들의 우려가 반영되고 있다.
이를 소개하면 그 첫 번째는 ‘4차 산업혁명의 본격화’로, 2016년 시작된 4차 산업혁명이 올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두 번째로는 ‘보호무역주의’를 들고 있는데, 최근 무역제한 조치가 점차 증가하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보호주의 추세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세 번째는 ‘글로벌 경제성장 둔화와 불확실성 증폭’으로, 2008년 경제위기 이후 세계 경제성장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가운데 브렉시트 및 트럼프노믹스 등의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짐을 꼽고 있다. 네 번째는 유럽에서 나타나고 있는 ‘포퓰리즘’으로, 반EU, 반이민, 고립주의를 표방하는 포퓰리즘의 극우정당들이 나타나 EU의 결속력을 해치는 현상을 꼽았다.
마지막 다섯 번째는 ‘기후변화 대응 실패와 폭력 및 충돌에 의한 경제적 손실’로, 기후변화 대응 실패에 따른 자연재해와 더불어 테러 범죄들을 포함한 폭력사태로 국방비, 치안유지비, 유엔 평화유지비 등 다양한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 경제의 다양한 어려움을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 ‘소통과 책임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것인데, 다른 나라가 아닌 우리나라에 지금 당장 필요한 리더십이 바로 이것이 아닌가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