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연간 17조 원 투자 계획을 밝히며 연초부터 ‘공격 경영’을 선언했다. 특히 ‘2017 딥 체인지(Deep Change)’를 외치며 인수·합병(M&A)을 통한 체질 개선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최 회장의 과감한 행보는 벌써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의 이목까지 집중시키고 있다. 지난달 23일 SK LG실트론을 6200억 원에 인수하는 ‘반도체 빅딜’을 성사한 데 이어 최근 미국 1위 화학기업인 다우케미컬의 접착제 사업 부문까지 인수했다.
최 회장의 M&A 행보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최 회장이 투자자금 17조 원 가운데 M&A와 지분투자 등에 투입할 것이라고 밝힌 금액은 4조9000억 원가량이다. 현재까지 소요된 자금은 1조 원가량. 아직 3조 원의 여유가 남아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다음 차례로 SK텔레콤을 주목하고 있다. 사물인터넷·자율주행 등 새로운 ICT 생태계 구축을 위해 3년간 11조 원을 투자키로 한 SK텔레콤은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M&A 역시 적극 고려하고 있다. 특히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M&A 전문가로 알려져 있는 만큼, 향후 M&A 시장에서 SK텔레콤이 보다 적극적인 행보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
SK이노베이션도 여전히 SK그룹 내에서 M&A 주력 플레이어로 꼽힌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석유개발과 화학, 배터리 등 신성장동력으로 지목한 3개 사업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M&A를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은 중국 석유화학기업인 상하이세코(Shanghai Secco Petrochemical) 유한회사 지분 인수전에도 참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LG실트론 인수에 나섰던 ㈜SK도 꾸준히 M&A 시장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M&A는 물론 지분 투자에도 나설 계획이다.
다만, SK하이닉스는 공정거래법 규제상 직접 M&A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SK하이닉스는 3D 낸드플래시 생산 체제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대규모 투자를 통해 3D낸드플래시 분야에서 선두 업체들과의 격차를 대폭 줄이는 것이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