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영업난 속에서도 한국 조선사들이 글로벌 수주 잔량 ‘톱3’를 휩쓸었다.
20일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의 수주 잔량은 지난달 기준 638만4000CGT(표준화물선 환산 톤수·91척)를 기록했다. 전 세계 조선소 가운데 가장 많다.
2위는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372만6000CGT·70척)가, 3위는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334만2000CGT·69척)가 각각 이름을 올렸다. 국내 조선 3사는 지난해 12월 말에도 글로벌 수주 잔량 1~3위를 휩쓴 바 있다. 이어 △중국 상하이 와이가오차오조선소(240만2000CGT·58척) △일본 이마바리 SB사이조조선소(192만CGT·33척) △중국 장쑤 뉴YZJ조선소(178만CGT·76척)가 뒤따랐다.
다만, 지난해 말까지 수주 잔량 5위를 기록했던 현대삼호중공업은 7위로 밀려났다. 건조가 끝난 선박을 인도해 수주 잔량이 지난해 12월 말 206만4000CGT(61척)에서 1월 말 174만5000CGT(44척)로 줄었기 때문이다. 현대삼호중공업이 주춤하는 사이 이마바리 SB사이조조선소와 장쑤 뉴YZJ조선소는 한 계단씩 순위가 상승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국내 빅3 수주 잔량이 글로벌 경쟁사보다 많기는 하지만, 남은 일감으로 버틸 수 있는 시기는 1년 남짓”이라며 “지난해부터 이어진 수주 가뭄이 갈수록 극심해지고 있음을 고려하면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단일조선소가 아닌 그룹을 기준으로 한 수주 잔량에서도 국내 조선사의 역량은 돋보였다. 대우조선이 1위(660만1000CGT·99척)에 오른 가운데 현대중공업그룹(544만3000CGT·123척)이 3위를 차지했다. 다만, 지난해 12월 말 현대중공업을 밀어내고 2위에 오른 일본 이마바리조선만(597만1000CGT·188척)은 현상 유지에 성공하며 2위를 거머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