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4세 경영시대’를 연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취임 1년 만에 전 계열사 흑자전환으로 실적 부진의 고리를 끊었다. 박 회장 주도의 체질 개선 효과로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 등 핵심 자회사들이 모두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매출 20조 원’ 탈환을 위한 성장엔진 재가동 발판이 마련됐다.
21일 두산그룹에 따르면 ㈜두산은 지난해 연결실적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199% 증가한 9172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16조4107억 원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고 당기순이익은 504억 원으로 흑자전환했다.
특히 두산의 주력 계열사가 흑자전환하며 그룹 전체의 실적 턴어라운드를 이끌었다. 두산중공업은 매출이 전년 대비 4.0% 줄어든 13조8927억 원, 영업이익 7912억원을 기록해 흑자전환했고, 혹독한 구조조정을 겪은 두산인프라코어 역시 작년 4908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흑자로 돌아섰다.
박 회장은 그룹의 재무구조 위기의 진앙지로 꼽혔던 밥캣을 성공적으로 증시에 안착시키며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지었다. 두산밥캣은 작년 영업이익이 4140억 원으로 전년 대비 7.4% 증가했다. 두산밥캣 상장을 통해 3000억 원의 현금을 확보했으며 KFC, 두산인프라코어 공작기계 사업부 매각 등을 통해 3조 원 이상을 마련, 재무구조를 개선해 나가고 있다.
이 같은 내실 경영을 바탕으로 두산은 올해 경영 목표를 공격적으로 설정했다. 매출은 16.5% 높아진 19조1257억 원, 영업이익은 35.8% 증가한 1조2460억 원으로 목표치를 높여 잡았다.
두산그룹이 2014년부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하며 매출이 급감한 상황에서 구원투수로 나선 박 회장은 공격적인 현장형 리더로 꼽힌다. 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현장은 기업 활동의 핵심이며 현장의 성과가 곧 그룹의 성과”라며 현장을 경영 키워드로 제시했다.
박 회장의 이 같은 현장 중심의 경영철학은 과거 경험에서 나온다. 그는 1985년 두산산업(현 ㈜두산 글로넷BU)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현장경험을 두루 거쳤다. 그룹 총수로 취임한 지난 3월 이후에도 그는 항상 현장을 찾았다. 지난해 4월 경남 창원 두산중공업 공장을 시작으로 두산인프라코어 인천·군산 사업장 등에 방문했으며, 작년 9월에는 포천 채석단지 내 대형 굴삭기 고객사를 직접 방문해 두산의 장비와 서비스 현황도 점검했다. 중국 옌타이, 미국 코네티컷, 베트남 꽝아이성 등 해외 사업현장도 빼놓지 않았다.
취임 1년 만에 내실을 다지며 구조조정을 마무리한 박 회장의 향후 행보는 그룹 미래 먹거리 발굴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 회장은 2007년 ㈜두산 부회장, 2012년 ㈜두산 지주부문 회장을 맡으면서 두산그룹의 굵직한 인수합병을 이끌었다. 또한 ㈜두산 지주부문 회장으로서 2014년 연료전지 사업, 2015년 면세점 사업 진출 등 그룹의 주요 결정에 참여하며 그룹 신성장동력 창출과 관련한 핵심 역할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