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200여 가구까지 감소했던 경기 용인시의 미분양 가구가 또다시 불어나고 있다. 일부 단지의 미분양 분이 대거 반영됐지만, 정부의 미흡한 관리도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말(2월 말 작성) 기준 용인시의 미분양 가구 수는 총 5285채다. 같은 기간 경기도 전체 미분양 가구가 1만5092가구인 것을 감안하면 빈 집 3곳 중 1곳이 용인에 있는 셈이다.
작년 1월(6870가구)을 시작으로 꾸준히 감소해 지난해 10월엔 4260가구까지 줄었던 용인시 미분양 가구는 최근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작년 6월(5301가구) 수준을 보였다. 평택시의 미분양이 지난해 8월 4596가구까지 치솟았다가 올 들어 2532가구로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이 지역의 미분양이 다시 불어난 건 효성건설의 ‘보라 효성해링턴플레이스’의 미분양 분이 대거 반영돼서다. 효성건설은 지난해 11월 용인시 기흥구 보라동에 970가구 규모의 ‘보라 효성해링턴플레이스’를 공급했다. 보라동 일대에 10년 만에 공급되는 신규 아파트라는 점이 강조됐지만, 188가구만 분양되면서 미분양률이 80%를 넘어섰다. 동탄2 신도시와 달리 11ㆍ3 대책의 전매제한과 청약 1순위 요건 등의 규제 대상도 아니었지만, 호재가 크게 작용하지 못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이 단지는 분양가가 평균 900만 원대로 적정한 수준이었지만, 보라지구가 역세권 택지가 아니라는 점에서 분양률이 떨어졌을 가능성이 크다”며 “실수요자의 경우 자금을 더 얹어 인프라가 뛰어난 수지나 신도시 프리미엄이 있는 동탄으로 움직이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용인의 미분양 가구는 2015년 말께 8000채를 넘어섰던 점을 감안하면, 아직 양호하다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그동안 용인 지역을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이유로 미분양 관리지역에서 제외, 미분양이 늘도록 무관심하게 방치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는 용인의 미분양이 다시 늘어나는 추이를 보이자 지난달에야 새로운 기준을 적용해 미분양 관리지역에 뒤늦게 포함했다.
올해 용인에서는 작년(9645가구, 임대·주상복합 등 포함)보다 72% 감소한 2739가구가 분양된다. 모두 2개 단지로 현대엔지니어링이 짓는 1950가구 규모의 ‘힐스테이트 용인’과 GS건설이 수지구 신봉1-2지구에 조성하는 ‘자이’ 단지다.
‘힐스테이트 용인’은 용인시에 처음으로 조성되는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다. 신봉지구 ‘자이’ 역시 편의시설과 교통 등의 인프라가 좋아 수요자들이 집중할 만한 단지여서 분양 과정이 어렵진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다만 이 관계자는 “단지 자체로는 흥행 요소를 갖고 있지만, 경기불안과 대출규제 등 외부 악재 여파가 예상보다 큰 만큼 크게 낙관할 수는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