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북한을 돕는 중국기업을 대상으로 제재를 강화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은 15일부터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한국, 중국, 일본 동북아시아 3개국 순방을 하는 시기에 맞춰 북한의 핵 도발을 억제하고자 이를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틸러슨은 트럼프 행정부의 첫 외교 사령탑으로서 처음으로 아시아를 방문한다.
미국은 북한의 김정은 정권이 핵·미사일 도발을 벌일 때 중국이 압박에 나서기를 바라고 있다. 그런데 만약 중국 기업들이 북한의 군 장비 수출, 수입을 돕는다면 중국이 압박책을 펼친다고 해도 효과가 반감된다.
실제로 최근 공개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산하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중국 기업의 도움을 받아 아프리카와 동남아 국가들에 무기를 판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시에 이들 국가로부터 군사 무기를 수입하는 정황이 드러났다.
중국 통신회사인 ZTE는 지난주에 미국의 경제 제재를 위반하고 북한과 이란에 장비를 판매한 혐의로 미국 정부로부터 벌금 폭탄을 맞았다. 벌금은 12억 달러(약 1조3729억 원)로 그간 미국 정부가 외국 기업에 부과한 벌금액 중 최대 규모다. 당시 윌버 로스 미 상무부 장관은 제재 결의안을 발표하면서 “게임은 끝났다”며 단호한 모습을 보였다.
미국 관료들은 틸러스 장관이 북한을 돕는 중국 기업에 세컨더리 보이콧을 실시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세컨더리 보이콧은 북한을 지원하는 제3국 기업을 제재하는 것을 의미한다. 익명의 한 고위 당국자는 “북한을 압박하는 모든 수단을 검토하고 있다”며 “가장 효과적인 조합을 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년 9월 미 정부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사용되는 물자를 지원한 단둥훙샹산업개발공사를 직접 제재했다. 당시 미 재무부는 단둥훙샹산업개발공사를 제재하는 동시에 이 회사의 최대주주인 마샤오훙 등 회사 수뇌부 중국인 4명을 제재 리스트에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