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항공사(LCC)의 제주 노선 운임 인상에 대형항공사도 동참했다. 국내 노선은 제주행을 제외하면 대부분 적자다. ‘공공성’때문에 국내 노선 단항(斷航)이 쉽지 않은 대형항공사가 제주 노선을 통해 국내선 손실을 보전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항공은 22일 “국내선 운임 인상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전일 아시아나항공은 4월 18일부터 제주 노선의 항공운임을 평균 5% 인상키로 결정했다. 통상 항공사 한 곳이 운임을 인상하면 함께 가격을 조정해 대한항공 역시 운임 인상 가능성이 높다.
아시아나항공은 김포뿐만 아니라 광주, 여수, 부산, 진주, 대구, 청주 등 기타 지역에서 제주를 오가는 모든 국내선 운임을 인상한다. 이에 따라 주중 항공료는 현행 8만2000원에서 8만6000원으로, 주말은 9만5000원에서 10만 원으로 상승한다. 주말할증·성수기는 10만7000원에서 11만3000원으로 뛴다.
항공사들이 제주 노선 운임을 인상 하는 이유는 국내선 가운데 이익이 나는 유일한 노선이기 때문이다. 제주 노선의 경우 탑승률이 90%에 육박하지만 내륙 지역은 KTX 등으로 탑승률이 낮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내 노선 중 탑승률이 낮은 취항 도시는 단항을 검토했으나 지자체와 지역구 의원이 공공성을 근거로 반발해 어려운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2014년 포항공항이 활주로 재포장공사와 공항청사 리모델링 등 시설 개선을 위해 임시 폐쇄하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노선을 폐쇄했다. 대한항공이 보조금을 받는 대신 재취항에 나섰지만 보전 금액은 턱없이 낮아 여전히 적자를 보고 있다.
2015년에는 아시아나항공이 광주 노선을 주 70회에서 42회로, 대한항공은 여수 노선에 대해 주 52회에서 28회로 축소했다. 대한항공은 광주 노선을 지난해 결국 폐쇄했다.
LCC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다만 국내 노선 배정에 있어 수익이 나는 제주 노선에 집중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을 뿐이다. 앞서 LCC들은 제주행 운임을 잇따라 올렸다. 진에어는 평균 5%, 티웨이항공은 최대 11%, 이스타항공과 에어부산, 제주항공 등은 이 달 중으로 최대 11% 인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