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와 금융권에서는 부결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만약 가결될 경우 박 회장의 SI(전략적 투자자) 확보 여부가 딜 종료를 좌우할 전망이다. 다만 박 회장이 1조 원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박삼구 회장은 자금 조달 방안과 SI 확보 여부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그는 23일 광화문 금호아시아나그룹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채권단에서) 구체적인 연락이 오면 대답하겠다.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대답하겠는가?”라고 말했다.
SI 확보 여부에 관해서도 말을 아꼈다. 박 회장은 “시간이(때가) 되면 이야기하겠다. 아직은 이야기할 입장이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
만약 컨소시엄 구성이 허용되지 않을 경우 소송을 계속할 것인지에 관해서도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가정을 전제로 이야기할 수는 없지 않느냐. 가결되면 가결되는 대로, 부결되면 부결되는 대로 입장을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주주협의회 소속 기관들은 오는 27일까지 컨소시엄 안건 찬반 여부를 산은에 제출하기로 했다. 안건은 주주협의회 의결권 기준 75%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가결된다. 우리은행(33.7%)과 산업은행(32.2%)이 각각 의결권 비중이 30%가 넘어 한 곳이 반대하면 부결된다.
이는 채권단이 전향적으로 물러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박 회장의 여론전에 말리지 않고 상반기 안에 매각을 완료하기 위한 조치라는 의미다.
금융권에서는 안건이 가결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주주협의회 관계자는 “주주협의회가 컨소시엄은 처음부터 안 된다고 했는데 이제 와서 우리은행이 허용한다고 밝히면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컨소시엄을 허용해도 박 회장의 자금 조달 가능성이 낮아 우선협상대상자가 바뀌는 것 역시 쉽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