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최악의 경제와 차기 정부의 과제

입력 2017-03-28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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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필 정치경제부 기자

최근 들어 ‘몇 년 만에 최대치’로 표현되는 경제 지표들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대다수가 어두운 숫자이다. 정부의 낙관적인 발표나 전망과는 달리 실제 국민의 삶은 더 고단해지고 있다는 게 수치로 확인된다.

박근혜 정부는 임기 2년 차인 2014년 우리나라 경제의 ‘4·7·4(4% 성장, 70% 고용률, 국민소득 4만 달러)’ 비전을 제시했다. 실상은 ‘2·6·2(2% 성장, 60% 고용률, 국민소득 2만 달러)’ 수준으로 막을 내렸다.

지난해 성장률은 2.7%에 그쳤다. 박근혜 정부의 4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2.9%로 3%도 넘지 못했다.

고용률은 60.4%를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 ~ 64세 고용률도 66.1%에 머물렀다.

취업자는 전년보다 29만9000명 느는 데 그쳤다. 연간 취업자 증가가 30만 명 밑으로 떨어진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이후 7년 만이다.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2015년 기준 2만7340달러로 1년 전(2만8071달러)보다 오히려 줄어들었다. 1인당 GNI가 감소한 것은 2009년 이후 6년 만이다.

근로자 1인 이상 사업체 임금근로자의 시간당 임금은 1만3753원으로 전년보다 5.7% 감소했다. 이 역시 2009년 이후 6년 만에 후진한 것이다.

실업은 문제가 더 심각하다. 지난해 실업자는 101만2000명으로 전년 대비 3만6000명 급증했다. 실업률은 3.7%로 0.1%포인트 올랐다.

실업자가 100만 명을 넘은 것은 통계가 바뀐 2000년 이래 처음이다. 특히 15 ∼ 29세 청년실업자는 43만5000명으로 전년보다 3만8000명이 늘었다.

청년실업률은 9.8%로 전년보다 0.6%포인트나 올라갔다. 2015년 9.2%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1년 만에 또다시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최악의 경제를 넘겨 받아야 할 차기 정부의 어깨가 그만큼 무겁다. 국민들이 대선 후보들의 경제 공약을 눈여겨 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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