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사실상 세무조사에 가까운 기업 현지확인, 재조사 안 돼"

입력 2017-03-28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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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당국이 벌이는 기업 현지확인도 사실상 세무조사에 가깝다고 볼 사정이 있다면 재조사가 금지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을 근거로 기업은 과세당국의 '마구잡이식 반복 조사'를 거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옥제품 도매업체 J사 대표 전모 씨가 세무당국을 상대로 낸 '부가가치세 및 종합소득세 부과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승소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 춘천재판부로 돌려보냈다고 28일 밝혔다.

재판부는 세무당국의 조사가 상당 시일에 거쳐 납세자 등과 직접 접촉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재조사가 금지되는 세무조사'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현행 국세기본법은 영업자들의 생업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재조사할 수 있는 범위를 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세무조사는 납세자의 영업의 자유나 법적 안정성 등을 심각하게 침해할 뿐만 아니라 세무조사권 남용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으므로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금지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세무당국은 2008년 12월 J사가 현금매출을 누락하는 등 수법으로 세금을 탈루한다는 제보를 받고 현지확인에 나섰다. 탈세사실이 확인되면 즉시 세무조사로 전환하기 위한 결재도 받았다. J사 사업장에서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차명계좌 정보 등을 확보한 세무서 공무원들은 J사가 차명계좌를 통해 판매대금을 송금받는 방법으로 부가가치세 매출을 누락한 사실을 파악했다. 이듬해 2월 2차 세무조사에 착수한 세무당국은 J사에 2005~2008년 부가가치세 2억 239만 원을 부과했다. 그러자 J사는 세금부과 처분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다.

1심은 원고 패소 판결했다. 1차 조사가 과세자료 처리를 위한 일회성 확인업무 혹은 사업장현장 확인업무 등을 처리하기 위한 '현지확인'에 불과하다는 판단이었다. 항소심도 같은 결론이었지만, 납세고지서에 가산세의 종류와 산출근거를 기재하지 않은 절차적인 잘못이 있다고 보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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