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가 항상 인터넷에 연결되는 커넥티드카 기술의 발전, 젊은 세대의 의식 변화, 우버와 같은 차량공유 서비스의 등장 등으로 유럽에서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스마트폰의 앱을 활용해 자가용처럼 편리하게 다양한 대중교통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는 시대가 오고 있는 것. 이를 상징하는 단어가 바로 ‘서비스로서의 이동성(Mobility as a Service)’이라는 문구의 약자인 ‘MaaS’다. 소유가 아니라 이동한다는 개념에 좀 더 초점을 맞춰 자동차를 바라보는 것으로, 궁극적으로는 ‘자가용 제로(0)’ 시대를 목표로 한다.
핀란드 수도 헬싱키에서 바로 MaaS 실험이 시작됐다고 최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윔(Whim)’이라는 서비스의 이 사업은 기존의 버스와 지하철, 트램 등 대중교통은 물론 렌터카와 택시 등을 자유자재로 이용할 수 있다. 심지어 자전거 공유 서비스도 택할 수 있다. 월별 최소 89유로(약 11만 원)에서 249유로, 389유로 등 세 가지 종류의 요금제 중 하나를 택한 뒤 교통수단을 이용하면 포인트가 줄어드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의 윔 앱에서 목적지를 입력하면 여러 루트와 도착 예상시간, 소요 포인트 등의 정보가 나온다. 택시와 렌터카라는 수단을 택한다고 가정하자. 약속시간이 되면 출발지점에 택시가 와 있다. 목적지는 이미 입력돼 있고 포인트제이기 때문에 택시기사에게 돈을 낼 필요도 없다. 이는 우버와 비슷하다. 중간지점에서 내려 렌터카 업체에 가면 이미 자동차가 준비돼 있어서 이를 운전해 목적지로 가면 된다.
도시 대중교통 이용률을 향상시키면서도 사람들이 훨씬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정부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이 서비스를 주도하는 업체가 벤처기업인 마스글로벌이다. 마스글로벌은 다양한 교통사업체를 정리하는 역할을 한다. 교통비 실비를 각 사업자에게 지급하고 마스는 수수료를 가져가는 것이 사업구조다. 택시와 버스업체 등 사업자들은 이용자가 늘어난다는 장점이 있다.
마스의 샘포 히타넨 최고경영자(CEO)는 “유럽 주민은 하루 평균 6.7km를 이동하며 매월 이동하는 횟수는 300회 정도”라고 설명했다. 마스글로벌은 이런 이동성을 원활하게 한다는 입장에 충실한 가운데 거점을 확대할 계획이다. 핀란드에 이어 영국 버밍엄에서도 서비스를 시작했다.
유럽에서는 대도시 교통정체와 대기오염 대책 등으로 자동차 운행 규제가 강화하는 추세이고 젊은 세대의 자동차 소유욕도 줄어든 상태이기 때문에 MaaS 서비스에 순풍이 될 것이라고 신문은 내다봤다.
히타넨 CEO는 “향후 아시아를 포함해 세계 60개 도시까지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한국 서울 등이 유망하다”고 설명했다.
신차 판매에 의존하던 자동차업체들도 MaaS에 주목하고 있다. 마스글로벌 주요 주주 중에는 터키 자동차 생산업체와 핀란드 자동차 판매업체 등이 있다. 히타넨 CEO는 지난해 12월 세계 자동차 업체 중 7개사와 만나 협력 가능성을 논의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