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남호의 중구난방] 제약업계 리베이트, 끝까지 파헤쳐라

입력 2017-04-18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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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2부 차장

연초 이후 제약업계가 검찰의 리베이트 조사로 뒤숭숭하다. 제약사에 대한 압수수색에 이어 세무공무원, 정부부처인 보건복지부까지 검찰의 칼끝이 향한 이번 조사의 끝에 무엇이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의약품 리베이트 사건을 수사 중인 부산지검이 최근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국내 대형 제약사의 약값 인하 절차와 실거래가 자료를 집중적으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에 앞서 지난달에는 동아제약과 동아에스티, 동아쏘시오홀딩스 등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검찰의 리베이트 수사는 이번뿐만이 아니다. 지난 3월 광주의 한 병원으로부터 세무신고 편의를 봐 달라는 부탁을 받고 수천만 원을 수수한 혐의로 고위 세무공무원을 지난달 구속기소한 데 이어, 최근 또 다른 전 세무공무원을 구속했다.

제약업계는 리베이트 사건으로 검찰이 복지부를 압수수색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 더욱 긴장하고 있다. 검찰의 수사 과정에서 동아제약 외에 여타 제약사로 리베이트 관련 문제가 확산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러워서이다.

정부는 리베이트를 근절하려고 2010년부터 리베이트를 제공한 제약업체와 이를 받은 의사 모두 처벌하는 ‘리베이트 쌍벌제’를 도입했다. 2014년부터는 동일 의약품에 대해 리베이트를 제공하다가 처음 적발되면 보험급여를 정지하고, 두 번째 적발되면 급여대상 목록에서 아예 퇴출하는 ‘리베이트 투아웃제’도 도입했다. 여기에 리베이트 의약품의 판매 금지기간도 1개월에서 3개월로 늘렸다.

그럼에도, 제약업계는 리베이트 꼬리표를 좀처럼 떼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규제와 법망을 피하고자 리베이트를 제공하고 받는 방법이 더욱 은밀해지고 지능적으로 변모했다.

제약업계에서는 산업의 특성을 들며 리베이트 근절의 어려움을 토로한다. 일부 제약사가 신약 개발로 자체 경쟁력 제고에 나서고 있으나, 대다수 제약사는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의약품과 약효가 동일한 복제의약품(제네릭)을 만들어 파는 데 주력하다 보니 경쟁이 워낙 치열해 리베이트라도 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일부 관계자는 “의약품을 팔지 못해 망하나, 리베이트 제공으로 과징금을 맞으나 마찬가지”라고 말하기도 한다.

리베이트 처벌 기준이 여전히 약해 규제 효과가 떨어진다고 판단되는 이유이다. 55억여 원의 리베이트 제공으로 관련 사건 중 역대 최고 액수를 기록했던 제약사 파마킹의 경우, 법원은 지난달 대표이사에게는 징역 1년 8월을 선고했고 회사에 대해서는 벌금 3000만 원을 부과했다. 리베이트 규모에 비해 부과되는 벌금 액수가 현저히 낮은 것으로 느껴진다. 처벌 기준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재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제약업계는 자체적으로 자정 노력에 힘을 쏟고 있다. 그럼에도 이 같은 일들이 무한 반복된다면 철저한 조사를 통해 관련자를 발본색원(拔本塞源)하고, 막대한 벌금 등을 부과해 뿌리 뽑아야 한다. 아울러 연구 개발에 힘쓰는 제약사에 대해서는 정부 지원을 늘려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가능하도록 돕는 일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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