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팡팡] 그래서 문재인이 앞섰다고? 안철수가 앞섰다고?
같은 날 나온 대선후보 지지도 여론조사 결과.한 곳에서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이 더 높게 나오는 반면, 다른 곳에서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을 제쳤습니다. 같은 기간 시행된 여론조사지만 결과는 다르죠.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여론조사 안 믿는다” 국민의당 “대통령 선거 여론조사 왜곡... 고발하겠다”
최근 불거진 여론조사 관련 논란입니다. ‘민심의 풍향계’ 라는 여론조사가 때로는 이처럼 뭇매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제19대 대선 선거운동이 공식적으로 시작되고 대선을 20여일 앞둔 지금, 유권자들은 여론조사 결과에 촉각을 세울 수밖에 없는데요.오락가락 혹은 민심과 동떨어진 여론조사, 왜일까요?
우선은 여론조사 표본 추출입니다.
전문가들은 표본 추출의 크기와 응답률, 지역 등에 따라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대부분의 여론조사업체는 무작위로 선정된 전화번호를 활용하는 RDD(Random Digit Dialing) 방식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응답률은 대부분 5~10% 수준이죠. 게다가 표본 지역이 특정 직업 집단이나 같은 성향을 띠는 유권자들이 몰려있는 곳이라면 결과가 한쪽으로 치우치기가 쉽습니다.
조사 방식에서 응답자의 성향이 크게 갈리는 것도 문제입니다.
자동응답기를 통한 ARS 여론조사의 경우 젊은층의 응답률이 높은 반면 노년층의 경우 ARS 기계음에 신속히 반응하기 어려워 면접원과 직접 통화를 하는 전화면접 방식에서 더 높은 응답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시행되고 있는 스마트폰 앱을 통한 여론조사 역시 특정 연령대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지적입니다.
여론조사에서 어떤 문항을, 어떻게 질문하는가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질문의 어법과 표현방식, 순서에 따라 결과가 크게 바뀔 수도 있기 때문인데요. 질문이 공정하고 편견이 없는지, 표현에 문제점이 없는지, 또 질문의 순서가 다음 질문에 영향을 미치는지 등이 모두 영향을 미치는 요인입니다.
또 다수의 의견과 다른 소수의 의견을 가진 이른바 ‘샤이 유권자’들이 자신의 성향을 감추는 ‘침묵의 나선이론’* 현상이 여론조사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기도 합니다. 조사에서 솔직하지 않은 답을 하거나 응답을 거부하는 유권자들 때문에 결과에 오류가 생기는 것이죠.*자신의 견해가 지배적인 여론과 일치하면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그렇지 않으면 소극적이 된다는 이론.
무엇보다 큰, 또 다른 문제점은 바로 여론조사를 이용해 유권자를 흔들려는 세력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수치라는 허울로 여론조사의 허점을 악용해 그 결과를 입맛대로 해석, 왜곡하고 여론을 움직이려는 것입니다.
여론조사의 신뢰도 문제는 선거 때마다 불거지는 문제입니다. 여론조사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선거기관과 여론조사기관의 노력도 계속되고 있죠.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유권자들 역시 숫자에만 호도되지 않는 자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