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맥주업체들이 수입 맥주 공세에 신제품 출시로 대응하며 시장 주도권 수성(守城)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가격 경쟁력 또는 영업 채널 공략 등으로 맥주 시장의 판을 흔들겠다는 전략이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 수입된 해외업체들의 맥주는 총 22만556톤으로 2015년 17만 톤보다 30%가량 급증했다. 맥주 수입액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 수입액 규모는 2016년 기준 1억8158만 달러(약 2070억 원)로 전년대비 31.3% 증가했다. 2년 전인 2014년과 비교했을 때는 약 66% 늘었다.
반면 국산 맥주 시장 규모는 갈수록 줄고 있다. 국내 대형마트에서 팔리는 전체 맥주 매출 중 수입 맥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50% 안팎이다. 편의점 역시 혼술족의 영향 등으로 수입 맥주가 절반가량 매출 비중을 기록하고 있다.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 등 국내에서 맥주를 생산하는 업체들의 공장가동률은 현재 약 50~6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하이트진로는 발포주 ‘필라이트’를 25일 출시한다. 발포주는 기존 맥주 제조 공법에 맥아 등 원료 비중을 달리한 것으로, 원가는 낮추면서도 품질은 맥주와 동일하게 유지해 장기 불황을 겪은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필라이트의 알코울 도수는 4.5도이면서도 출고가격은 355㎖ 캔 기준 717원으로 동일 용량의 맥주보다 40%이상 저렴하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필라이트는 맥아와 보리의 황금비율로 최고의 품질은 유지하면서 가성비를 높였기 때문에 좋은 품질의 제품을 합리적으로 소비하려는 고객들에게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주류도 영업용 시장을 선점하려고 맥주 신제품 ‘피츠 수퍼클리어’를 다음 달 말쯤 내놓는다. 수입 맥주가 가정용 시장에 침투했지만, 업소까지는 파고들지 못한 것을 염두에 둔 것이다.
라거 맥주인 이 제품 역시 알코올 도수는 4.5도이며 청량감과 깔끔한 맛이 특징이라고 롯데주류는 설명했다. 기존의 클라우드와 마찬가지로 맥주에 물을 타지 않는 ‘오리지널 그래비티 공법’을 사용해 가볍고 경쾌한 맛을 강조한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2014년 클라우드를 출시하면서 프리미엄 맥주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데 이어 국내 맥주 시장에서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스탠다드 시장에 본격 진입해 새로운 성공 신화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