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고유가 여파로 올해보다 낮은 4.7%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은행은 5일 "내년 GDP 성장률이 상반기 4.9%에서 하반기 4.4% 둔화해 연간 4.7%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지금까지는 고유가 충격이 선진국의 경기 호조와 신흥 시장국의 고성장 등에 의해 상당 부문 흡수됐지만, 앞으로는 세계경제 성장세 둔화, 물가 불안 심리의 확산 등 유가 상승의 부정적인 영향이 점차 현재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한은이 잠정적으로 예상한 올해 경제성장률 4.8%보다 낮은 수준이다. 한은은 당초 4%대 후반에서 5% 내외로 전망했다가 이를 하향 조정한 것이어서 우리 경제가 예상보다 여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리스크 요인으로 인해 국내 경기가 급격하게 위축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또한 경상수지도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약 30억달러 내외의 적자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한은은 "수출 호조는 이어지겠지만 유가상승으로 수입이 더 늘어나면서 상품수지 흑자 규모가 축소되고, 해외여행이 늘면서 서비스수지의 적자규모가 290억달러 내외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민간소비 성장률도 올해 4.4%에서 내년 4.3%로 다소 낮아질 전망이다.
설비투자는 국내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증가세가 7.6%에서 6.4%로 둔화하고, 수출 역시 미국의 성장세 둔화 등의 여파로 올해 11.3%에서 내년 10.3%로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건설투자의 경우 주택경기 부진에도 불구하고 국토균형 개발 사업 등으로 올해 1.8%보다 소폭 개선된 2.8%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물가는 올해 2.5%보다 크게 높아진 3.3% 내외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파급 영향과 등록금을 비롯한 개인서비스 요금이 집중적으로 인상되는 내년 상반기에는 3.5% 내외의 높은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이날 발표에서 한은 김재천 조사국장은 "내년 경제성장률 역시 우리나라의 잠재 성장률인 4% 중반에서 5%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라며 "경상수지가 적자를 보이겠지만 우리나라의 무역규모와 국민경제 규모 등을 감안하면 거의 균형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