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년 우리 경제성장률이 올해와 비슷한 5%를 기록하고, 경상수지는 서비스 수지 악화에 따라 11년만에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11일 KDI가 발표한 '2007 하반기 경제전망'에 따르면 내년에는 세계 경제 성장세가 둔화됨에 따라 우리 수출증가세도 9%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수출신장의 둔화를 내수시장의 증가세가 보완해주면서 5%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설비투자의 경우 비제조업 투자를 중심으로 6%대의 안정적인 증가세를 유지하고, 건설투자 역시 올해 3.3%보다 0.7%p 가량 높은 4% 초반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설비투자는 비(非)IT 부문 및 비제조업 투자를 중심으로 올해 7.6%에 이어 내년 6%대의 안정적인 증가세를 유지하고 건설투자는 올해 3.3%보다 높은 4%대 초반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상품수지가 올해보다 축소된 250억 달러 내외를 기록하고 서비스ㆍ소득ㆍ경상이전수지 등이 서비스수지 적자와 확대폭이 커지면서 결국 경상수지가 26억 달러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내년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하면 우리나라가 외환위기를 맞은 1997년 이후 11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로 돌아서는 것이다.
KDI는 "생산 측면에서는 서비스생산의 성장세가 다소 확대되는 가운데 산업생산이 회복되면서 전반적인 성장세가 확대되고 있다"며 "총수요 항목에서는 내수와 수출이 고른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KDI는 이같은 현상에 대해 "미국의 인플레이션과 달러화의 가치하락으로 설명할 수 있는 이른바 '달러 인플레이션'에 힘입어 수출이 15% 내외의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면서 "특히 작년 하반기 이후 국제유가가 하락해 교역조건이 좋아졌기 때문에 실질구매력(GNI)이 거의 GDP 성장률에 육박하고 있어 체감경기도 좋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KDI는 아울러 재정지출은 계획했던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내년에도 추가지출을 억제하고 세원확대 노력을 지속함으로써 재정수지 개선을 도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통화정책은 국내 경기회복세 진전과 대외경제여건의 불확실성이 향후 인플레이션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면서 당분간 신중히 운용하고, 환율도 대외여건 변동이 국내에 미치는 충격을 완화할 수 있도록 외환시장의 수급여건에 따라 신축성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KDI는 "내년 세계경제가 미국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다소 둔화되고 유가는 배럴당 연평균 75달러, 실질실효환율은 올해와 유사한 수준임을 전제로 한 것이지만 상당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며 "미국 성장률이 1% 이하로 급락하거나 주택시장 관련 불안이 여타 선진국으로 확대되면 우리 성장률은 5%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