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2일부터 시작하는 박근혜(65)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을 앞두고, 박 전 대통령에게 적용된 직권남용과 뇌물죄가 모두 인정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4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 부장판사)는 다음달 2일 오전 10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첫 공판 준비기일을 연다. 검찰은 지난 21일 열린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 대한 공판에서 '실체적 경합'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최순실(61) 씨와 공모관계에 있는 박 전 대통령이 대기업을 상대로 미르ㆍK스포츠재단 출연금을 내라고 강요했고, 삼성 등 일부 기업으로부터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뇌물을 받았다는 판단이다. 검찰은 이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법조계에서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죄나 제3자 뇌물 혐의를 입증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은 기업이 최 씨 측에게 직접 돈을 건넨 부분은 박 전 대통령의 뇌물죄로,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유입된 돈은 제3자뇌물죄로 기소했다. 하지만 뇌물 혐의의 경우 최 씨가 받은 것을 박 전 대통령이 받은 것과 마찬가지로 볼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면이 있다. 제3자 뇌물은 '부정한 청탁'의 내용과 시기가 자금 이동과 맞지 않아 혐의 입증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 측이 재판에 대비하지 못해 검찰 논리를 제대로 방어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유영하(55·사법연수원 24기) 변호사와 채명성(39·36기) 변호사를 선임했다. 수만 페이지에 달하는 기록을 검토하고 전략을 세우기에 턱없이 부족한 인력이다. 한 법원장 출신 고위 법조인은 "지금부터 변호사를 추가 선임하고 기록을 본다고 해도 이미 늦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의 재판은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와 연결돼 있다. 거물급 변호사를 영입한 이 부회장이 먼저 뇌물 혐의 무죄 판단을 받는다면 박 전 대통령이 '어부지리' 격으로 이득을 볼 수도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먼저 시작된 이 부회장 재판을 박 전 대통령의 선고 시기에 맞춰 결과를 내놓을지가 변수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