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열릴 예정인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깊은 고민에 빠져 있다.
최근 시중의 유동성이 2000조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보이고 있는데다가 물가의 상승세마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치솟는 물가만 생각한다면 금리를 올려야 하는 게 정석이다. 물가를 잡는 데는 경험적으로 금리상승만한 게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상반기 가파르게 증가했던 유동성은 지난 7월과 8월 콜금리 인상으로 인해 다소 증가세가 둔화됐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불안한 채권시장과 금리인상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생각하면 금리를 올리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콜금리 증에 맞춰 시중금리가 따라 오르고 유동성이 축소된 만큼 채권 수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금부족에 시달리는 중소기업이나 주택대출에 얽매여 있는 중산층이하 서민들의 경우 금리 상승으로 인한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실정이다.
7일 오전 콜금리를 결정해야 하는 금통위의 고민이 여기에 있다. 최근 몇 달간 팽팽한 의견 대립없이 콜금리 동결과 인상을 결정했던 금통위도 이번만은 콜금리 인상을 두고 팽팽한 의견을 보일 전망이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서브프라임 사태만 아니라면 이미 금리를 한두 차례는 더 올렸을 것"이라며 "최근 늘어나는 유동성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그러나, 금융권과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여전히 콜금리 동결을 기대하고 있는 분위기다. 최근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로 인한 신용경색과 국내외 금융시장 불안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7일 오전 미국 부시 대통령이 직접 서브프라임 사태 해결책을 제시할 예정인 만큼 일단은 관망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한은이 두 달 연속 콜금리 인상을 하면서 유동성 감소를 장담했던 것과는 달리 유동성 전혀 감소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는 단지 금리인상으로만 풀기는 어렵고 다양한 정책적인 조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금통위가 7일 콜금리를 동결하든 인상하든 그에 대한 부담은 그 어느 때보다도 클 전망이어서 결단을 몇 시간 앞둔 금통위원들의 고심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