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대우조선 부실감사' 딜로이트안진 벌금 5000만 원 구형

입력 2017-05-01 22:04 수정 2017-05-07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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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현직 회계사 징역 3~5년 실형 구형… 16일 1심 선고

대우조선해양의 수조 원대 분식회계를 눈감아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에 대해 검찰이 벌금 5000만 원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8부(재판장 최병철 부장판사) 심리로 1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외부감사법 위반으로 기소된 안진회계법인에 대해 이같이 구형했다. 안진의 파트너 엄모 상무와 임모 상무, 감사팀 현장책임자 강모 씨에게는 각각 징역 3~4년이 구형됐다. 검찰은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온 감사팀 매니저 배모 전 이사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이번 사안에 대해 "외부감사가 저지를 수 있는 최대치의 범행"이라고 정의했다. 또 "안진과 대우조선해양 사이에 주고받은 이메일을 검찰이 확보하지 않았다면 말만 있는 사건으로 묻혔을 것"이라며 "이번 범행에서 유죄를 피해간다면 얼마나 증거가 있어야 외부감사법 상 고의가 인정된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단일기업으로는 최대 규모의 분식회계가 6년간 이어진 범행으로 사안이 중대하다"며 "안진 측에서 향후 감리에 대한 백업논리를 개발해주는 등 죄질이 불량하고, 영업이익에 직결되는 중요사항에 대해 시정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양벌규정으로 기소된 안진 측은 감사팀의 잘못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단순히 법인에서 연대책임을 지라고 할 게 아니라 엄격하게 책임 유무를 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피감회사가 작정하고 분식회계 사실을 감추면 이를 찾아내기가 어려운데, 내부 품질관리 시스템 등이 제대로 작동했다면 성실한 감독의무는 제대로 수행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변호인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1대 주주가 산업은행이고, 2대 주주가 금융위원회인 사실을 과시하면서 안진 측에 "문제가 있어도 우리가 해결할테니 공문 작성을 보류해달라"고 회유했다. 또 안진 감사팀에서 분식회계를 의심하자, 산은 측은 "그냥 넘어가달라. 이번에 넘어가주면 관계당국과 다 이야기 됐으니 문제 없을 것"이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사정에 비춰 볼 때 법인 차원에서 민사, 행정 책임을 지더라도 형사책임까지 부담하는 것은 가혹하다는게 안진 측 주장이다.

안진은 2013, 2014 회계연도 대우조선해양 감사보고서를 거짓으로 작성한 소속 감사팀을 제대로 감독하지 않은 혐의로 지난해 12월 기소됐다. 검찰은 대우조선해양의 감사를 맡은 안진이 2010년부터 6년 간 '적정의견'을 부여해 투자자의 신뢰를 해쳤고, 그로 인해 야기된 피해가 크다고 보고 있다. 선고기일은 5월 16일 오후 1시 20분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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