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지난 분기 아이폰 판매와 매출이 시장 예상을 밑도는 부진을 보였다. 이에 애플의 운명은 올가을 출시 예정인 차기 아이폰, 이른바 ‘아이폰8’에 달리게 됐다고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분석했다.
애플은 이날 나스닥거래소 마감 후 실적 발표에서 지난 4월 1일 마감한 2017 회계연도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한 529억 달러(약 60조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월가 예상치인 531억 달러 매출을 밑도는 것이다.
지역별로 매출을 살펴보면 미주는 전년보다 11%, 유럽은 10%, 일본은 20% 각각 증가했지만 중국은 1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전년보다 4.9% 늘어난 110억3000만 달러(주당 2.10달러)로, 전문가 예상치인 주당 2.02달러 순익을 웃돌았다.
핵심 제품인 아이폰 판매는 5076만 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120만 대에서 줄어들고 블룸버그통신 집계 전문가 예상치 5140만 대도 밑돌았다. 다만 대당 평균단가는 대형 사이즈의 아이폰7플러스 인기에 힘입어 전년보다 13달러 늘어났다. 이에 아이폰 매출은 1% 늘어났다.
이번 분기 매출에 대해서 애플은 전년보다 3~7% 늘어난 435억~455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 457억 달러를 밑도는 것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분기 강한 성적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아이폰7플러스는 견고한 수요를 이어갔고 앱스토어와 애플뮤직 등 서비스 부문 매출은 전년보다 18% 늘어난 70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애플은 지난 분기 현금보유액이 2568억 달러에 달했다. 이런 막대한 현금을 바탕으로 애플은 500억 달러 규모의 새 자사주 매입을 시행하고 주당 63센트의 배당금 지급할 계획이다. 이는 2016 회계연도의 주당 57센트 배당금에서 늘어난 것이다.
판매량 기준 애플에서 세 번째로 큰 제품인 아이패드는 판매가 890만 대로, 전년보다 13% 줄어들면서 오랜 침체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지난 분기 실적은 애플이 올가을 선보일 차세대 아이폰에서 뚜렷한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이유를 다시 상기시켰다고 풀이했다. 그동안 투자자들은 애플이 새 아이폰으로 지금의 부진한 성장세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기대에 베팅해왔다. 애플 주가는 올 들어 지금까지 27% 올랐으며 이날 0.6% 오른 147.51달러로 마감해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그러나 실적 부진 실망감에 애플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1% 이상 하락했다.
아이폰은 10년 전 첫 출시 이후 10억 대 이상 판매됐다. 아이폰 성공으로 애플은 전 세계 스마트폰 부문 순이익의 91%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애플은 한때 성장동력원이었던 중국에서는 오포, 비보와 화웨이 등 현지 저가 브랜드의 약진에 시장점유율을 잃어가고 있다. 또 고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과 시장을 양분하는 삼성전자는 지난달 갤럭시S8을 출시했다. 일부 전문가는 갤럭시 제품에 아이폰보다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새 아이폰8은 무선충전과 증강현실(AR) 등의 특징을 갖고 디스플레이도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예상된다. 크리에이티브스트래티지스의 벤 바자린 애널리스트는 “소비자들은 애플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며 “다만 새 제품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