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통령 선거가 팽팽한 양자 구도 속에서 19일(현지시간) 시행된다.
4년 임기의 이란 대통령을 뽑는 이번 대선은 한국 시간으로 오는 20일 오후 늦게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투표 시간은 오전 8시부터 자정까지 이뤄진다. 총 유권자는 5500만 명으로 이란 내무부 장관은 투표율이 72%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번 대선의 구도는 연임에 도전하는 하산 로하니 대통령과 검사 출신의 성직자 세예드 에브라힘 라시이 후보의 양자 대결이다. 누구든 대선에서 승리하는 사람은 지난 2015년 7월 타결한 이란 핵 협상이라는 어려운 문제를 떠안아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협상을 “재앙”이라고 표현하며 폐기를 시사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핵 협상으로 이란 경제가 회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라이시 후보는 핵 협상이 경제 문제를 전혀 해결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양 후보가 핵협상을 대하는 태도가 극명한 만큼 이번 대선은 이란 국민이 내리는 핵 협상 평가의 심판대로 작용한다.
로하니 대통령은 개혁을 주장하며 대체로 젊은 층의 지지를 받고 있다. 지난주 이란 수도 테헤란의 한 경기장에서 열린 유세 현장에서 로하니 대통령은 1만 명의 지지자들 앞에서 “우리는 언론의 자유를 원한다”며 “집회 결사와 표현의 자유”를 외쳤다. 반면 라이시는 보수층의 지지를 받으며 중·장년층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하산 로하니는 대부분의 여론 조사에서 50%를 넘는 지지를 얻지 못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17일 여론조사에서는 63%를 득표하며 승리 가능성을 높였다. 해당 조사에서 라이시 후보는 32%를 얻는 데 그쳤다.
이란의 컨설팅업체인 아라엔터프라이즈의 사이러스 라자히 대표는 “기업들은 일관성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로하니의 재선을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기업인들은 세금 개혁과 무역 자유화 측면에서 두 번째 임기에 로하니가 힘을 줄 것이라고 여긴다”고 설명했다. 컨설팅 전문업체인 베리스크메이플크로프트의 토르본 솔베르트 애널리스트는 “로하니가 선거에서 지면 외국인 투자가 제동에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로하니가 재선된다고 하더라도 미국과 이란의 불안한 관계는 쉽게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