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가 올 2분기 실적 선방이 기대되는 가운데서도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기본료 폐지 등 통신비 인하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FN 가이드 조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 이통 3사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1조144억 원으로 전년 동기(1조145억 원)와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가입자가 더이상 늘지 않는 정체된 시장에서 선방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하지만 새 정부의 기본료 폐지 움직임이 구체화 되면서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다는 게 업계 분위기다.
이통사의 한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의 핵심 공약이었던 기본료 폐지를 두고 정치권에서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며 “업계에서 기본료 폐지에 대한 우려가 매우 큰 만큼 적극 추진에서 신중론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본료는 2G나 3G 요금제에 경우에만 부담하는 금액이다. 국민 10명 중 7명이 사용하는 LTE 요금제(데이터 요금제)는 기본료 자체가 없다. 통신사들은 만약 이를 무시하고 LTE 가입자를 포함해 모든 소비자를 대상으로 1만1000원의 기본료 폐지를 적용하면 연간 8조 원 이상의 영업이익이 감소해 적자전환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이 같은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자 정부도 문제점에 공감해 기본료 폐지 공약에 신중론으로 돌아선 것. 정부는 통신비 인하 공약 이행을 위해 조만간 관련업계 종사자들과 ‘종합토론’을 벌일 방침이다.
이통사들이 기본료 폐지 등 인위적인 요금 인하 대신 자발적 경쟁 방식으로 소비자 혜택을 제시할 가능성도 크다. 기존 LTE 요금제에서 데이터를 추가로 제공해 통신비를 낮추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또 취약 계층의 통신비를 지원해 계층간 정보격차를 줄이는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이통사들이 통신비 인하를 두고 이토록 고민하는 이유는 과거 정부에서 매번 실패했던 전례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 당시 통신비 20% 인하 공약을 내걸었지만 월 1000원의 기본료 인하에 그쳤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가입비 폐지에는 성공했지만 반값 통신비 실현은 결과적으로 무산됐다. 또 통신비를 인하하겠다면서 도입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하 단통법)이 오히려 소비자 부담을 늘리고 이용자 차별을 확산했다는 여론이 확산되면서 정부와 이통사의 통신 정책은 소비자의 불신을 받아야 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특정 산업에 무리하게 개입하는 것은 시장논리에 맞지 않다”면서도 “통신비가 소비자들에게 밀접하게 연관된 만큼 정부와 통신사 간 심도있는 논의를 통해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효과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