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가 이번에야말로 통신비 인하 공약을 이행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면서 통신비 인하의 핵심인 통신 기본료 폐지를 둘러싸고 국정기획위의 밀어부치기에 미래부, 통신사간 눈치보기가 한창이다.
통신비는 식비와 교육비를 제외하면 가계 지출에서 비중이 가장 높다. 이 때문에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통신비 인하는 단골 정책으로 꼽혔다. 통신비에 대한 국민들의 체감도가 높은 만큼 정치권에서는 통신비를 잡고 국민 지지를 얻기 위해 해마다 이동통신사들을 압박했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통신비 중 1만1000원의 기본료가 타깃이다.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자 시절 월 1만1000원 상당의 통신기본료를 폐지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7대 가계통신비 인하 공약을 발표했다.
하지만 관련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와 이해당사자인 이통 3사는 기본료 폐지에 난색을 표해왔다. 기본표가 폐지될 경우 연간 7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이 발생해 적자전환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라며 맞섰다.
국내 통신사의 기본료는 1995년까지 2만7000원이었다. 이듬해인 1996년 시민단체의 반발과 1997년 대선을 기점으로 1만8000원으로 대폭 내려간다. 기본료 1만8000원은 2000년대 초반까지 이어진다.
이통사들은 기본료 명목으로 월 1만5000원∼1만8000원을 소비자들에게 징수했다. 이후 신세기통신은 SK텔레콤에, 한솔PCS는 KTF에 각각 합병되면서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이통 3사는 통신비 인하를 위해 2004년부터 기본료를 월 1만3000원으로 낮췄다.
이후 새정권이 들어설때마다 기본료 폐지 움직임이 있었지만 관련 업계의 반발로 번번이 실패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엔 3개월가량 논란을 일으키다 휴대폰 기본료를 1만2000원(표준요금제 기준)에서 1만1000원으로 1000원 인하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기본료는 인하하지 못한채 가입비 폐지에 만족해야 했다.
현재 기본료 항목은 2G와 3G 가입자에게만 있다. 4G 가입자는 기본료가 없다. 이통3사는 4G 부터 통합요금제(2010년부터 시행)라는 이름으로 기본료 항목을 따로 두지 않았다. 통화 중심에서 데이터 중심 서비스로 변화하면서 통신비 자체를 월정액 방식으로 바꿨기 때문이다. 예컨대 월 5만원 정액요금제 안에는 기본료, 데이터 5GB, 음성통화 200분, 문자 무제한 등에 대한 요금이 합산된 것이다.
현재 이통3사의 5500만명 가입자 중 4G 가입자는 4631만명(약 85%)에 달한다.
이통사 관계자는 "기본료 폐지가 2G·3G 가입자에 한정할지, 4G 가입자까지 포함할지가 우선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며 "만약 4G가 포함된다면 어떤식으로 기본료 1만1000원에 상응하는 금액을 할인할지 구체적인 방안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